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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民-民 충돌' 위기…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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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民-民 충돌' 위기… 긴장 고조

입력
2009.04.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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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 치나왓 전 태국 총리의 지지세력이 8일 수도 방콕의 정부청사를 봉쇄하면서 태국 정국이 또 다시 긴장 상태로 몰리고 있다. 탁신을 지지하는 독재저항민주주의연합전선(UDD) 주도의 시위대 8만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정부청사를 봉쇄하고 의회해산과 조기총선을 요구하며 방콕 중심부를 마비상태로 몰아넣었다. 이들의 시위는 이날로 15일째 이어졌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앞서 7일 밤 두바이에 망명중인 것으로 알려진 탁신 전 총리가 철야농성장으로 전화해 "태국 국민이 집결, 더 이상 비민주적 정부에 굴종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시위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탁신 전 총리의 전화는 농성장의 대형 화면으로 방영됐다.

시위대는 이날 정부청사 뿐 아니라 인근 프렘 틴술라논다 추밀원 원장의 자택을 인간 사슬로 둘러싸고 그의 퇴진을 촉구했다. 탁신 전 총리는 전직 총리이기도 한 프렘 원장을, 2006년 9월 군부 쿠데타로 자신을 실각시킨 배후 인물로 지목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방콕국제공항 점거농성으로 친 탁신계 정부를 무너뜨린 국민민주주의연대(PAD)는 UDD에 맞서 입헌군주제와 추밀원을 보호하겠다고 밝혀 두 세력의 충돌이 우려된다. 친탁신 UDD는 빨간색 셔츠를 입는 반면 PAD는 국왕에 대한 충성의 뜻으로 노란 옷을 입어 UDD는 '레드 셔츠'로, PAD는 '옐로 셔츠'로 불린다.

PAD 지지세력은 방콕을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과 도시 중산층으로 이뤄진 반면 UDD 지지층은 치앙마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지역과 빈농, 도시빈민층으로 이뤄져 있어 두 세력의 충돌은 태국의 고질적인 지역갈등 및 계층갈등의 대리전으로 해석된다.

한편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8일 성명을 통해 UDD 시위대의 압력 때문에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반정부 시위대가 통제를 벗어나면 강제 해산하겠다고 경고했다. 아피싯 총리는 10일부터 개최 예정인 아시아 16개국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파타야에 머물다 7일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승용차 유리창이 깨지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2001년에 이어 2005년 총선에서 승리한 탁신 전 총리는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으며, 지난해 자신의 권력남용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자 망명 길에 올랐다. 탁신 지지세력은 그가 실각한 뒤에도 정권을 유지하다 지난해말 법원의 정당해산 명령이 나오면서 권력을 내주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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