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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前대통령 "돈 받았다"/ 보스의 자백에 親盧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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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前대통령 "돈 받았다"/ 보스의 자백에 親盧 망연자실

입력
2009.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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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7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충격 고백을 하자 친노(親盧) 진영은 할 말을 잊은 표정이었다. 친노 인사들은 "노 전 대통령이 평소 뭘 숨기지 못하는 성격대로 얘기한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도덕성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자유로울 것으로 믿었던 노 전 대통령이 돈 수수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친노 진영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내 속이 내 속이겠냐"는 한마디를 남겼다. 노 전 대통령의 386 측근인 민주당 이광재, 서갑원 의원이 박 회장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보스마저 수사 대상에 오른 참담한 현실을 두고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무슨 빚을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노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의 돈거래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인상을 줄까 봐 측근들이 말을 아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물론 친노 인사 가운데서도 "노 전 대통령이 빚 때문이라고 금전거래의 성격을 밝히지 않았느냐" "노건평씨 사위 연철호씨에게 흘러간 500만 달러는 확실히 클리어된 것 아니냐"는 등 애써 해명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친노 성향의 한 당직자는 "검찰이 천신일씨 같은 살아있는 권력은 놔두고 죽은 권력에만 집중한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할 정도로 명백히 잘못을 시인한 만큼 '유구무언(有口無言)'일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외친 참여정부가 도덕성 문제로 파산 위기에 몰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자조도 적지 않았다. "제발 이게 끝이길 바란다"는 말도 나왔다.

참여정부 공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민주당도 참담하긴 마찬가지였다. 정세균 대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노영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연차 리스트와 관련해 여든 야든 한 점 의혹 없이 한 사람의 제외도 없이 공개되고 수사돼야 한다는 입장을 누누이 밝힌 대로 노 대통령 부분도 조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는 불가피하게 됐으며, 이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비극"이라고 논평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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