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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박철우 강타로 현대 '멍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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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박철우 강타로 현대 '멍군'

입력
2009.04.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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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의 에이스 박철우(24)는 삼성화재만 만나면 움츠려 들었다. 그래서 그는 삼성화재전에서 질 때마다 패배의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다. 이 같은 징크스 때문에 삼성화재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는 선발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우리는 박철우가 해줘야만 이길 수 있다"며 강한 신뢰를 보였고, 박철우는 이에 보답하는 속사포로 천안을 뒤흔들었다.

라이트 박철우는 7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8~09 챔피언결정전 2차전 삼성화재전에서 본인의 시즌 최다인 33점(후위공격 7개,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1개)을 쓸어 담으며 3-1(25-19 34-36 25-21 25-23)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1차전 0-3 완패를 설욕하며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박철우는 상대 에이스인 추크 안젤코(35점)에 결코 뒤지지 않는 토종 해결사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각도가 크고 빠른 고공강타는 상대의 블로킹을 따돌렸고, 위기에서는 3인 블로킹을 뚫는 과감한 공격으로 상대의 기를 꺾었다.

시작부터 박철우의 몸은 가벼웠다. 박철우는 1세트에서 66%가 넘는 순도 높은 공격성공률로 팀내 최다인 7점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34-36의 듀스랠리가 이어진 2세트에서도 10점을 따냈고, 64% 이상의 공격성공률을 뽐냈다.

오랜 듀스랠리 끝에 세트를 빼앗긴 현대캐피탈은 박철우가 더욱 분전한 덕분에 3세트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박철우는 17-14로 앞선 상황에서 안젤코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는 등 3세트에는 무려 81%가 넘는 공격성공률로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승부처인 4세트 24-23 매치포인트에서도 박철우는 마지막 오픈 공격을 성공시켜 경기를 끝냈다.

김 감독의 정공법도 빛났다. 김 감독은 수비를 우선시해 송인석과 리베로 박종영 대신 임시형, 오정록을 기용해 서브리시브와 수비의 안정을 가져왔다. 또 '장신군단'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을 무려 22개(포스트시즌 팀 최다, 종전 대한항공 3월29일 19개)를 잡아내 삼성화재의 공격을 원천봉쇄했다.

한편 김 감독은 프로배구 최초 9만 홈 관중 돌파 기념으로 애창곡 <그집앞> 을 열창해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천안=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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