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9재보선 대진표가 얼추 짜여졌다. 한나라당은 이미 공천을 끝냈고, 민주당 등 야권의 공천 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여야 지도부는 8일 취약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사실상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전북 전주를 찾았고, 민주당은 박주선 최고위원 등을 울산과 경북 경주에 내려보냈다.
이번에 선거가 치러지는 5곳 대진표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제각각 의미있는 특징이 있다.
인천 부평을은 '경제 대 경제'대결이 될 것 같다. GM대우 살기기가 지역의 최대 현안인 만큼 여야 공히 여기에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나라당은 산자부 차관 출신인 이재훈 후보를 내세웠고, 민주당에선 홍영표 홍미영 후보를 놓고 최종 조율중이다. 여야 어느 쪽도 우위를 장담하기 어렵다. 수도권 유일 전장(戰場)이라 여야 모두 전력 투구 태세다.
울산 북구에서는 진보 대 보수 표심이 한판 붙는다. 이곳은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 역대로 진보 표심이 셌다. 게다가 진보신당과 민노당이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 힘을 배가 시켰다. 일견 진보 우위다. 하지만 새 아파트 단지가 많이 들어서 보수성향 주민이 늘어난 게 변수다.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와 무소속 정수성 후보간 박빙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경북 경주는 친이 대 친박의 대결이다. 여야 대결이 아니라 여여 대결이다. 승부의 향배는 이런 대결구도가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각인되느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친이ㆍ친박 대결구도가 선명해지면 친박 정수성 후보가 유리하다. 경주가 친박 정서가 강한 지역이라 그렇다. 반면 대결구도가 희미해지면 친이 정종복 후보가 상대적으로 낫다.
전북 전주 덕진은 '민주당 대 정동영'의 대결구도다. 물론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를 전제로 하는 얘기다. 아직 발표만 안 했을 뿐 정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은 99%라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386운동권 출신 남북관계 전문가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후보로 내세웠다. 일단 거물 정치인인 정 전 장관이 유리하다. 하지만 당 지도부도 공천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 완산갑은 민주당 내 인물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이광철 전 의원, 김광삼 변호사, 김대곤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 4명이 13일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다.
이중 승자가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 등 무소속 출마자들과 경쟁하게 된다. 민주당 후보가 유리하나 이른바 '정동영 공천 배제' 후유증이 전주 정서를 파고 들면 판세가 혼미해질 수도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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