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엔 저가 대형주가 발군이다."
최근 증시 상승은 실력(기업실적이나 펀더멘털)이 아닌 돈의 힘이 끌어올리는 '유동성 장세'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어느덧 1,300고지를 밟으면서 오를만한 종목(예컨대 대형주)은 다들 올랐다는 아쉬움이 많다.
그러나 유동성 장세가 이제 막 시작됐다면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대형주 중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가(低價) 대형주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1년 9월부터 시작된 유동성 장세 초기 3개월의 수익률을 비교해보니 저가 대형주(55.65%)가 '고가 대형주'(36.85%)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2003년과 2004년의 유동성 장세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저가 대형주는 원래 주가가 액면가 수준인 5,000~1만원 사이의 시가총액 1,000억원 내외의 대형주를 뜻한다. 이들은 경기 침체기엔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신용위험이 두드러지고 수익도 악화해 낙폭이 크지만, 경기회복기엔 그간 과도하게 하락했던 부분이 빠르게 회복되기 때문에 유동성 장세의 수혜를 톡톡히 누린다.
사실 기업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으로 최근엔 액면가 수준에서 거래되는 대형주가 대부분 사라졌다. 시가총액 역시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는 돼야 대형주로 불리는 게 현실이다. 이 점을 감안해 삼성증권은 7일 현재 시점에 맞는 '신(新) 저가 대형주'를 제시했다.
먼저 증권 건설 은행 등의 대중주, 조선 기계 철강 등 경기민감주가 유동성 장세에선 제격이다. 이들 업종 중 대표주가 아닌 중ㆍ상위 그룹에 포진해있는 종목이 바로 '신 저가 대형주'라는 것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재무구조와 관련된 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던, 그래서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종목군도 눈에 들어온다"면서 대림산업(건설) 교보증권 신영증권(증권) 외환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은행) 현대제철(철강) 두산이나 동양 그룹주(재무리스크로 주가 급락) 등을 제시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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