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리고 있는'글로벌 프로젝트 프라자 2009'행사에서 자국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소개하고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하기 위해 방한한 11개국 관계자들은 연방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단기간에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데 대한 놀라움의 표시이자 세계 각국에서 건설 신화를 새로 쓰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대한 평가이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제1의 건설사인 압둘 모넴(Abdul Monem Ltd.)의 건설부문 아비드 하빕(50) 이사는 "중국 기업들이 진출해 많은 공사를 하고 있지만,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고 부실 공사가 많다"며 "25억달러 규모의 이번 정부 사업 수주를 위해서는 한국기업과의 협력이 필수라고 판단, 서울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그가 소개한 사업은 항구도시인 치타공에서 수도 다카까지 화물이동을 위한 6차선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로, 다리 5개와 1,200㎞의 도로를 건설해 총연장 2,000㎞의 고속도로를 완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기술력에 깔끔한 마무리, 저렴한 가격이 한국 건설사들의 매력"이라는 하빕 이사는 "많은 기업들의 개별상담 요청으로 기대하고 있던 인천대교 등의 산업시찰 일정을 취소해야 할 형편"이라며 설명회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날 올 1분기 해외 플랜트 수주실적이 43억달러로 지난해 동기(112억달러) 대비 대폭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행사장은 격감한 수주 실적을 만회하려는 듯 국내 건설사 관계자들로 북적댔다. 당초 300명을 예상했으나 450여명 참석했다.
유럽, 북미,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사업 발주 공무원과 기업인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제시한 14개 사업의 총사업비는 270억달러(한화 약 36조원).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476억 달러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남부아프리카의 자원개발을 위해 철도건설과 항만 확장 등 총 5억달러 규모의 사업을 수행할 건설사를 찾아 나선 나미비아 왈비스 베이 그룹( Walvis Bay Group)의 조니 스미스 이사는 "나미비아인들은 한국 기업들이 특유의 근성과 기술력으로 중동에서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라며 "'한강의 기적'과 같은 경제성장을 꿈꾸는 나미비아의 인프라 구축에 한국 기업이 꼭 나서달라"고 말했다.
KOTRA 관계자는 "나미비아는 남아공으로부터 독립한 지 19년밖에 안된 인구 25만의 작은 신생국이지만 정치적으로 아주 안정되고 치안도 좋은 곳"이라며 "이번 설명회는 국내 기업들이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를 신시장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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