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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hat's hot!] 조혜련 '기미가요'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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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hat's hot!] 조혜련 '기미가요' 소동

입력
2009.04.0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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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가요가 무엇인지 몰랐다." 지난달 31일 일본 TBS 방송의 프로그램 '링컨' 출연 도중 기미가요가 나오자 박수를 쳤던 개그우먼 조혜련의 해명이다.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개그우먼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그 자신은 물론 소속사도 기미가요를 몰랐다는 건 실수가 아니라 준비 부족이다.

인터넷을 통해 일본 버라이어티 쇼를 곧바로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조혜련은 '링컨'의 한국 시청자들도 생각해야 했다.

모르고 한 실수에 조혜련의 애국심을 거론하는 것은 지나치다. 하지만 조혜련은 지금도 한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니, 최소한 자신의 한국 팬들을 위한 에티켓에 필요한 상식은 있어야 했다.

이는 국적보다는 오히려 연예인의 프로의식 문제다.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은 한일 양국의 자존심을 다치게 할 만한 언행에 대해 극도로 조심한다.

또한 윤손하는 한동안 일본에서만 활동했음에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대망'에 고정 출연하는 등 빠르게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국내에서도 윤손하의 일본 활동이 알려지면서 그의 경쟁력은 물론, 그가 큰 문제 없이 일본에서 활동했음이 어느 정도 검증됐기 때문이다.

방송이 아닌 인터넷이 전 세계 대중문화 콘텐츠의 주요 유통 경로가 되면서, 연예인들의 활동범위는 전 세계로 넓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반면, 그만큼 더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조혜련이나 윤손하 같이 두 나라에 적을 두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조혜련의 박수를 보고 한국인이 불쾌함을 느낀 것처럼, 지금 어디선가에는 우리의 방송을 보고 누군가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KBS '미녀들의 수다'는 과거 흑인을 희화화한 개그를 방송하다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류'라는 명칭이 말해주듯, 지금까지 우리는 한국의 문화를 해외에 전파하는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문화 교류가 활발해질수록,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전파보다는 상호 문화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진다.

조혜련의 해프닝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한국의 연예인도 세계의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가 국민감정을 자극할 수도 있을 정도라면, 그런 실수가 아예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조혜련이 이번 일을 계기로 유창한 일본어 못지않게 한일 양국의 문화에 대한 소양도 갖추면 좋지 않을까.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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