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팝의 여왕'으로 불리는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우타다 히카루(26)가 두번째 영어 음반 '디스 이즈 더 원(This is the one)'을 미국에서 냈다. 그는 올해 초 첫 정규 음반을 내고 본격적인 미국 활동을 시작한 보아와 함께 미국 메이저 시장 속으로 가장 깊숙이 들어간 아시아 뮤지션인 셈이다. 우타다는 신보 발매에 맞춰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보아에 대한 생각을 가장 먼저 얘기했다.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비디오 프로모션을 했는데 제 뒤에 보아가 예약돼 있어서 혹시 만날까 기대했어요. 그런데 아쉽게 그러진 못했죠. 아시아 여자 아티스트 두 명이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앨범을 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장르는 다르지만 둘이 거의 동시에 미디어에 노출될 테니 의도하지 않더라도 서로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결국 서로 돕는 거고. 그녀에게도 건투를 빌어요."
우타다의 신보엔 지금 미국 팝 무대에서 가장 뜨거운 장르인 리듬 앤 블루스(R&B)의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그의 유연한 영어 발음과 강한 팝 사운드 때문에 오히려 일본 음악의 특징을 느끼기 힘들 정도이다.
앨범의 첫 싱글 '컴 백 투 미(Come back to me)'는 피아노 선율이 우타다의 가성과 섞여 생동감이 넘친다. 1980년대 마돈나 풍 사운드가 깔린'더티 디자이어(Dirty Desire)'도 귀를 잡는다.
"저의 일본어 음반들에 비하면 확실히 이번 앨범에선 미국적인 사운드가 많이 느껴질 것입니다. R&B적 요소가 많이 느껴지는 것은 이 앨범을 예전 것들보다 훨씬 팝 음반에 가깝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죠. R&B는 그야말로 현재 팝 시장에서 주류 음악 아닌가요? 신보엔 또 유럽 풍 사운드와 일본 음악의 영향을 받은 곡들도 다양하게 담겨있어요."
2004년 발매했던 그의 첫 영어 앨범 '엑소더스(Exodus)'와 비교해 신보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엑소더스를 작업할 땐 제가 굉장히 실험적이었어요. 아직 어렸고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이고 싶었죠. 자신을 솔직히 표현한 앨범이긴 하지만 너무 내적으로 몰입한 나머지 대중에게 다가가기엔 어려움이 있었어요. 이후로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음악을 만드는, 그야말로 기본으로 돌아가려는 각오로 작업했죠."
우타다 히카루는 이번 앨범부터 미국에선 '우타다'로 활동한다. 미국인에게 복잡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긴 일본 이름을 줄였다. "일본에선 '히키'라는 애칭으로 통했죠. 그런데 히키가 영어로는 '키스마크'라는 뜻이더군요. 그냥 별명으로는 괜찮아도, 미국 시장에서 이런 이름을 쓸 수는 없겠죠."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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