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끝난 6강 플레이오프는 '난투극 시리즈'로 불릴 만큼 격렬했다. 1년 농사가 결정되는 큰 경기인 터라 승패에 민감한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너무 심했다. 팬들의 원성은 극에 달했고, 한국농구연맹(KBL)은 연일 제재금을 발표하기에 바빴다.
거친 플레이가 난무한 이유는 뭘까. 벤치나 선수들이 눈앞에 보이는 실점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파울을 많이 하면 선수 개인은 5파울로 퇴장을 당하고, 팀은 팀 파울에 걸려 상대에게 자유투를 줘야 한다. 많은 파울은 패배의 빌미가 된다.
물론 파울작전이라는 것도 있다. 4쿼터 종료 직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점수를 만회하기 어려울 때 이 작전을 쓴다. 자유투가 부정확한 선수를 타깃으로 삼아 파울을 한 뒤 공격권을 가져오는 것이다.
파울작전을 할 때는 벤치에서 심판에게 미리 사인을 보낸다. 그럴 경우 심판은 부상 예방 차원에서 옷깃만 스쳐도 파울을 분다. 이렇게 하면 파울을 하는 쪽이나, 당하는 쪽이나 모두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고의파울이다. 골밑에서 볼을 잡은 선수가 림을 향해 돌아서기도 전에 잡아채는 동작은 그냥 파울이 아니라 고의적인 파울이다. 또 코트에 발을 붙인 채 속공을 하는 상대 선수를 밀치거나 붙잡는 것도 고의파울에 해당한다.
정규시즌 때 심판들은 고의파울에 관대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지나치게 거친 플레이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자 뒤늦게 '정확한' 판정을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감독들은 "왜 우리 팀에만 휘슬을 부느냐"며 과도하게 항의하고, KBL은 징계 수위를 결정하느라 연일 머리를 싸맨다.
파울도 엄연히 농구의 일부분이다. 당연히 파울을 작전으로 쓸 수도 있다. 단 정도는 분명히 있다. 상식 수준에서 납득하기 곤란한 파울이라면 마땅히 제재 받아야 한다. 파울작전은 얼마든지 쓰되 고의파울은 자제돼야 한다.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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