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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기고 - 기업의 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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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기고 - 기업의 사회적 책임

입력
2009.04.0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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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158년 역사의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을 신청했다. 다음날 국제금융시장은 패닉상태에 빠지고 이후 세계 경제는 전대미문의 동시 불황에 접어들었다. 이로 인해 기업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변화하게 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ㆍ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간의 CSR 활동이 재검토되고 새로운 전략이 모색될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하기 이르지만, 변화 방향에 대해서는 몇 가지 짐작이 가능하다.

먼저, 기업의 경제적 책임에 대한 재인식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다. 경기침체는 고용감소로 각국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선ㆍ후진국을 불문하고 일자리를 잃은 가장들이 잠 못 이루고, 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청년들은 실의에 빠져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가 무엇인지 자명해진다. 기업들이 확장적 생존을 통해 국민들에게 일자리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이번 경제위기가 기업의 경제적 책임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된 것이다.

둘째, 비재무적 리스크 관리 전략으로써 CSR에 대한 접근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경제위기의 원인을 따져보는 과정은 상황이 한 고비를 넘긴 후 진행되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도 분명한 건 이번 위기의 중심에 불확실성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글로벌 경제시스템 내에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게 커지면서 위기가 빠르게 확산돼 왔다. 기존 CSR 시스템이 협의의 사회적 책임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여러 이해 관계자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비재무적 위험관리라는 광의의 사회적 책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셋째, CSR에 대한 국제적 정책 변화도 예상된다. 국제기구들은 1990년 윤리 라운드를 시작으로 최근의 'ISO 26000' 제정 움직임까지 윤리경영 등 CSR 활동에 대한 규범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하지만, 엔론과 AIG에서 보듯 도덕적 해이는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표준화 같은 규범적 접근이 CSR 확산에 효과적 접근이었는지 따져봐야 할 상황이다. CSR이란 결국 기업이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그 내용이 정의되고 활동이 자발적으로 진행돼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사에 위기는 항상 있어왔다. 우리는 다만 지나간 위기로부터 얻은 교훈을 토대로 다가올 위기를 순치(馴致)해 나갈 뿐이다. 이번 경제위기가 CSR 활동을 차분히 재검토해 보는 발전적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나웅배 전경련 윤리경영 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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