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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볼썽사나운 한나라당 사퇴권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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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볼썽사나운 한나라당 사퇴권유 논란

입력
2009.04.0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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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재선거를 앞둔 한나라당 '친이''친박' 진영의 신경전이 볼썽사납다. 오래 전에 문제가 예고됐는데도 양쪽이 절충점을 찾으려는 아무런 노력을 보이지 못한 채 정면 충돌로 치달으며 갈등의 굵은 뿌리만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소속 출마 예정인 정수성씨에 대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측의 '사퇴 권유' 여부가 논란이 무성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는 "우리 정치의 수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자신의 발언이 정씨에 대한 두둔으로 해석될 가능성에 대해 "그런 게 아니다"고 밝혔지만, '사퇴 권고'를 기정사실화하고 정씨에 대한 지원을 시사한 것으로 여겨지기에 충분했다.

이를 두고 '친이' 진영이 즉각 당의 공식 후보가 따로 있는데도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꼴이라고 반발하고, '친박' 진영은 오죽하면 박 전 대표가 침묵을 깼겠느냐고 다시 반발하는 양상이다. 앞으로 '사퇴 권유'여부와 경주 재선거 결과에 따라 본격적이고 폭발적인 대결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경주 재선거는 한나라당의 오랜 골칫거리였다. 이번에 공천을 받은 정종복 예비후보와 육군대장 출신의 정씨는 재작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각각 '친이' '친박' 진영에 선 이래 경주에서의 지지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거듭해 왔다. 지난달 30일 한나라당은 정 예비후보의 공천을 확정했다. 내심 '전략공천'을 바랐던 정씨나 '친박' 진영의 반발은 불을 보는 듯했다. 그 바로 전 날 이 전 부의장은 이명규 의원을 정씨에게 보냈다.

어느 쪽이 먼저 희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접촉 사실만은 분명하다. 구체적 내용이 회유든, 권유든, 압력이든 '대통령 형님'에게 따르는 행위 제약을 이 전 부의장이 제대로 인식하기만 했어도 불가능한 접촉이었다. 이 점에서 이 전 부의장의 각성과 '침묵' 다짐이 요구된다.

한편으로 공천절차를 무시하고 내심 '친이' 진영이 알아서 포기해 주기만 기다렸다가 기대가 어긋나자 노골적으로 반발한 박 전 대표의 자세도 참된 당내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양측 모두 자성하지 못하는 한 꼴사나운 대립과 갈등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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