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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CC-전자랜드 '이전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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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CC-전자랜드 '이전투구'

입력
2009.04.0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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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싸움이었다. 농구 경기가 아니라 전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두 팀은 경기 전부터 상대방 팀에 대한 비방을 쏟아놓느라 정신이 없었다.

허재 KCC 감독은 "전자랜드 박종천 코치가 1차전이 끝난 뒤 김광(KCC) 코치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애들을 가르쳤기에 그런 행동을 하느냐. 다음 경기에서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고 하더라"며 울분을 토했다. KCC와 전자랜드는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경쟁을 넘어 극도의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전자랜드 역시 분을 삭이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박종천 코치는 "김 코치와 통화한 일이 없다"며 "오히려 어제(2일) 새벽에 KCC 코칭스태프 중 한 명으로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쇄도했다.

이제 선후배도 없는 것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 코치의 한 지인은 "최희암 감독과 박 코치가 1일 밤 10시부터 2일 새벽 5시께까지 '3류 수준의 감독과 코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5, 6차례나 받았다"고 귀띔했다.

팬을 상대로 욕설논란에 휘말린 서장훈(전자랜든)은 잠을 설친 듯 피곤한 표정이었다. 서장훈은 "어떻게 게시판에 일부 팬들이 올린 글로 인해 마녀사냥 식의 여론이 조성될 수 있느냐. 오히려 내가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08~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전자랜드-KCC의 6강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 내내 거친 몸싸움과 감정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허 감독은 하승진에게 파울을 범한 전자랜드 윤영필에게 고함을 질렀고, 전자랜드 포웰은 경기 후 KCC 벤치로 찾아가 위협을 가했다. 결국 이를 말리던 두 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뒤엉키면서 난투극 직전까지 갔다.

이전투구 속에서 KCC는 94-85 역전승을 거두고 2승2패로 균형을 이뤘다. KCC는 3쿼터까지 60-69로 뒤졌지만 4쿼터 들어 전자랜드 서장훈과 리틀의 5반칙 퇴장을 틈타 제공권을 장악했다.

KCC 하승진은 22점 11리바운드로 승리의 주역이 됐고, 맏형 추승균도 18점 8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두 팀은 4일 하루 쉰 뒤 5일 KCC의 홈인 전주에서 최종 5차전을 치른다.

한편 경기 후 최희암 감독은 "우리 구단이 돈이 없는 건지, KCC가 돈이 많은 건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심판의 편파판정)이라면 KBL의 발전은 없다. 5차전을 치르러 전주로 갈지 말지 구단과 상의하겠다"며 최악의 경우 보이콧도 불사할 방침을 시사했다.

인천=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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