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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결산/ 오바마가 미국의 리더십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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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결산/ 오바마가 미국의 리더십 살렸다

입력
2009.04.0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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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는 국제 금융시장에 1조1,000억달러의 자금을 추가 투입키로 하는 등 굵직한 합의를 남겼다. 주요 언론들은 이번 회의가 76년 전인 1933년 역시 런던에서 열렸던 세계경제회의의 재판이 되지 않았던 것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이라는 기사를 일제히 쏟아냈다.

당시 67개국이 모여 대공황 타개책을 논의했지만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인 끝에 아무런 합의도 내지 못하고 세계를 더욱 나락으로 빠뜨렸다. 일부 언론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었다면 이번과 같은 합의는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겸손과 절제, 타협의 리더십'으로 미국이 다시 세계를 이끌 준비와 자격을 갖췄음을 과시했다. "처칠과 루스벨트만 있었다면 타협은 훨씬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세계는 그런 세계가 아니고 그래서도 안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의 뒤 "미국이 세계를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지만, 해결책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파트너십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리더십의 출발을 알렸다.

갈등을 해소하는 조정자로서의 역할도 돋보였다. 조세피난처, 헤지펀드 등에 대한 규제 문제를 놓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정면 충돌, 회의장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 때였다. 홍콩, 마카오를 포함하는 조세피난처 명단을 공개하고 망신 주자는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해 후 주석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정상을 따로 회의장 구석으로 불렀다. 수 차례 귀엣말이 오간 끝에 사르코지 대통령이 요구했던 조세피난처에 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승인(endorse)' 이라는 문구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재안으로 제시한 '주목한다(note)'로 톤 다운돼 양 정상의 만족을 이끌어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요청으로 회의 종료 발언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은 뜨거운 박수세례를 받았다.

회의 후에는 정상들의 이례적인 찬사가 이어졌다. 회의 전 앵글로색슨식 금융시장의 '해악과 재앙'을 지적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회의가 끝나자마자 "오바마 대통령이 다른 나라와 협력함으로써 아주 훌륭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을 "경청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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