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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서 시조집 '불면의 좋은시간' 김윤희 시집 '성자 멸치' 나란히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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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서 시조집 '불면의 좋은시간' 김윤희 시집 '성자 멸치' 나란히 출간

입력
2009.04.07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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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죽어가는 풀/ 한 포기 주워 조심스레 갖고 돌아와/ 화분에 꽂았더니 뿌리 뻗고 잎 돋아/ 한 분홍 피워 올렸는데 어느 날/ 분갈이하느라 엎어본 아랫도리에/ 한 마리 살찐 지렁이 똬리 틀고 있었다// 내가 아침마다 주는 투명한 물의 적선/ 만 가지고는 아무 일도 일으킬 수 없던 모양이다/ 가령 기적 같은 것' (김윤희 시 '지렁이' 전문)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울 망정/ 불의로 얻는 영달 허황한 뜬구름/ 마지막 가는 길에는 누구나 빈 손인걸// 우리의 선인들은 공부해 벼슬해도/ 청백리로 산 것을 영예로 알았었네/ 오늘은 투기꾼들이 나라를 틀어쥐나/ (구중서 시조 '빈손' 전문)

부부 문인인 문학평론가 구중서(73), 시인 김윤희(70)씨가 각각 시조집 <불면의 좋은시간> , 시집 <성자 멸치> (책만드는집 발행)를 펴냈다. 김씨의 다섯번째 시집인 <성자 멸치> 에는 섬세한 감수성과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의 사랑을 발견하고 노래한 50여 편의 시가 실렸다.

지진으로 엄마를 잃은 아이들에게 젖을 물린 중국의 여경, 지하철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기 위해 서슴없이 뛰어든 시민 등이 찬란한 시로 다시 태어났다. 리얼리즘 비평가인 구씨가 시조집을 내기는 처음이다.

최근 고 김수환 추기경 평전을 내기도 한 그는 "허무주의와 말초적 감각이 주류인 우리 시의 풍조에 경종을 울리고,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틈틈이 써온 시조들을 묶었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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