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잔칫상에 재 뿌린 꼴이다.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회원 40여명이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2009 서울모터 쇼'에서 비정규직 보호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승용차에 선지(동물의 피)를 뿌리는 엽기적 시위를 했다.
"한국의 자동차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로 만들어진 점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라며 이런 행동을 한 것도 어이없지만, 시위 장소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모터 쇼는 말 그대로 자동차 판매와 수출을 위한 거대한 마케팅 비즈니스의 현장이 아닌가. 이번 모터 쇼 역시 우리 자동차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림으로써 한 대라도 더 수출해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열린 행사다.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에 허덕이는 자동차산업의 돌파구는 수출밖에 없다. 미국의 몰락과 일본의 후퇴에도 불구하고 한국 자동차가 버티고 있는 것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한 수출 호조 덕분이다. 그것을 방해하겠다는 것은 스스로 밥그릇을 뒤엎고 차버리는 일이다. 비정규직 문제나 휴업, 임금 삭감, 정리해고도 결국 회사의 경영이 좋아지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다. 그것을 안다면 이런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
민노총은 1일 새 위원장을 선출하면서 이미지 쇄신을 다짐했다. 그러나 검찰수사가 끝난 뒤 슬그머니 내놓은 간부의 성폭행기도 진상보고서나 억지와 강경 투쟁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해 놓고는 여전히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번 시위를 보면 말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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