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파문 등 잇단 물의를 빚고 있는 민주노총 소속 회원들이 이번에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3일 개막된 서울모터쇼 행사장 입구에서 선지(동물의 피가 식어서 굳어진 덩어리)를 차량에 뿌리다 경찰에 무더기로 연행됐다.
경기 고양경찰서와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 비정규직 회원 4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2009 서울모터쇼' 행사장인 킨텍스 1홀 3번 게이트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중단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미리 준비해온 기아차 모닝 차량에 선지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들은 이를 제지하던 의경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민주노총 회원들은 서울모터쇼에 참가한 업체 관계자들에게 비정규직 실상을 알리겠다며 이 같은 퍼포먼스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만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퍼포먼스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현대,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정리해고와 무급휴직 등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장에 배치된 의경들에 의해 곧바로 연행됐지만 모터쇼 입장을 위해 티켓을 발매 받으려던 수십 여명의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는 등 행사장 주변은 큰 혼잡을 빚었다. 이날은 서울모터쇼의 공식 개막일로 행사장에는 국내외 관람객들과 해외 바이어들도 상당수 와 있었다.
경찰은 "행사장 건물 밖에서 진행되던 기자회견이 갑자기 시위 양상으로 변질돼 이들을 연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을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조사하는 한편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진상규명특별위원회의 '성폭력 사태 진상보고서'를 전격 공개하고 "민주노총 간부의 성폭력 과정이 주도면밀하게 진행됐으며, 사건 이후 조직 보호 차원에서 일부 간부들의 은폐행위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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