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추승균(35)은 늘 2인자였다. 10년 동안 2년 선배 이상민(37ㆍ삼성)에게 가려 있었고, 지난 시즌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KCC 유니폼을 입은 동기생 서장훈(35ㆍ전자랜드)에게 '간판'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12월19일 서장훈이 전자랜드로 이적한 이후 비로소 추승균은 간판이 됐다. 팀의 맏형이기도 한 추승균은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줄곧 팀 공격을 주도했다. 4차전까지 평균 14.75점으로 시즌 평균 12.98점을 웃돌았다. 특히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지난 3일 4차전에서는 18점을 퍼부으며 팀을 사지에서 구했다.
'소리 없는 강자' 추승균이 팀 통산 6번째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추승균은 5일 전주에서 벌어진 2008~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28점(3리바운드 3어시스트)을 폭발하며 95-88 승리를 견인했다.
이로써 KCC는 지난해에 이어 2연 연속, 통산 6번째 4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KCC는 8일부터 정규시즌 2위 동부와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치른다.
올해까지 치러진 25차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승리팀이 24번이나 4강에 진출, 다시 한번 '1차전 승리=4강 티켓' 공식을 입증됐다. KCC는 1차전 승리 후 2연패로 몰렸지만 4, 5차전을 내리 잡았다.
3쿼터까지 22점을 쓸어 담은 추승균은 승부가 갈린 4쿼터에서도 자유투 2개와 미들슛으로 알토란 같은 4점을 보탰다. KCC는 90-86이던 경기종료 50.2초 전 브랜드(14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3점슛으로 승부를 갈랐다. 서장훈은 30점(7리바운드)을 폭발했지만 팀 패배에 빛을 잃었다.
한편 플레이오프 내내 거친 매너와 상대 비방으로 눈총을 받았던 두 팀은 경기 전 악수로 선전을 다짐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김동광 경기이사를 전주로 보내 경기 전 허재 KCC 감독,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을 만나 화해를 주선했다. KBL은 이와는 별개로 4차전 후 KBL을 성토하는 발언을 한 최 감독에게 역대 개인 최고인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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