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홍 지음/현암사 발행·368쪽·1만8,000원
제2 롯데월드, 용산 랜드마크 빌딩. 100층이상의 초고층 빌딩들이 들어선다는 소문과 함께 서울에는 지금 '건설 대한민국'의 깃발이 또다시 펄럭대고 있다. 이책은 그에 대한 자성이자 뼈아픈 비판이다.
책전반부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일반론을 잇는후반부 '서울은 왜 이렇게 생겼을까'부터 저자는서울이라는 "짬뽕 문화"(229쪽)의 도시를 본격 해부해 들어간다.
간판으로 압도된 서울은 종로와 테헤란로가 만드는 낮의 공간, 뒷길로 이뤄진 밤의 공간 두 세계로 날카롭게 나뉘어진 곳이다. 외환위기 이후 각광받은 주상복합 건물은 초고 밀도와 초고층의 문제점이 극적으로 결합돼 건축의 새 문제로 부상했다. 대표적 예가 3,070세대를 소화하는 '거대 주거용 소도시'인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이다.
저자는 그 같은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을 '도시의 섬'으로 규정하면서, 그 문제점을 "사적 공간에 모두가 몰입하는 동안 집 밖의 공공 공간에 대한 관심과 논의는 실종된다는 데 있다"(306쪽)고 지적한다. 세계 대도시의 다양한 사례들과 비교하며 전개되는 책의 도시공간론은 건축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하게 한다.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인 저자는 2007년 이래 해외에서 개최돼 온 '한국현대건축전'의 총괄기획을 맡는 등 건축계와 일반의 거리를 좁히는데 힘쓰고 있다. 건축 설계와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한자어와 외래어를 우리말과 일일이 대조해 놓은 이 책의 도입부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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