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고/ 조선족 교육 열기, 한민족의 유전자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고/ 조선족 교육 열기, 한민족의 유전자다

입력
2009.04.07 00:56
0 0

13억 인구대국 중국은 대표 민족 한족 이외에 5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소수 민족들은 전세계에서 3번째로 광활한 중국대륙의 64%를 점유하고 있지만 인구 비중은 8%에 불과한 1억 643만명에 그친다.

이중에서 조선족이 차지하는 비중은 190만명 정도이다. 이들 대부분은 1952년에 설립된 연변조선족자치주에 거주하고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들의 분열 움직임을 차단하기위한 당근책으로 자치주를 잇달아 설립하였다. 신장위구르 자치주와 네이멍구 자치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자치주 내에 각급 학교를 설립하고, 소수민족들이 고유의 언어를 사용하는 자유를 인정했다.

특히 이 시기에 조선족자치주가 거둔 교육성과는 중국 소수민족 교육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연변 조선족자치주는 특유의 9년제 의무교육, 직업훈련교육, 성인교육 및 고등교육 등을 포함한 교육체제를 건설적으로 설립해왔다.

조선족이 다른 소수민족에 앞서 시도한 교육적 성공사례는 6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1952년에 초등교육을 제공한 점, 둘째 1958년 중학 교육을 실시한 점, 셋째 1958년 3월 성인문맹을 제거하기 위한 시도, 넷째 1958년 농아학교 설립, 다섯째 1959년 고등교육 조정을 통해 연변대학, 연변의학원, 연변농학원 등 3개의 조선족 대학설립, 마지막 여섯번째로 1958년 소수민족자치주 가운데 최초의 농업대학인 연길현동성향여명대학을 설립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눈부신 조선족의 교육열의는 두가지 측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냈다. 첫째 1997년에 완료된 9년제 의무교육보급이다. 중국전역에서 9년제 의무교육이 실시되고 있지만, 소수민족 중에서는 연변조선족자치주가 무려 96.8%의 중학교 졸업률을 보이고 있다. 또 수차례의 문맹퇴치 캠페인 덕분에 조선족의 성인 문맹률은 거의 0%에 가깝다. 이에 반해 타 소수민족의 성인 문맹률은 25%에 달한다.

둘째 연변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진 고등교육의 비약적 발전이다. 연변대학은 1996년 3월에 5개의 대학(원 연변대, 연변의학원, 연변농학원, 연변사범학교, 연변분점의 길림예술학교)을 합병하여 세웠다.

소수민족 교육에서 가장 중심적인 논쟁중의 하나는 언어교육이다. 중국정부는 학교 내에서 중국어와 더불어 소수민족의 언어 권리를 보장해준다. 하지만 소수민족 학교에서 중국어와 소수민족언어를 동시에 가르치려는 시도는 매우 비현실적이다. 왜냐하면 소수민족학교에 다민족 학생들이 섞여있는 경우가 많아 불가피하게 공통어인 중국어로 가르치는 수 밖에 없다.

또한 소수민족 가운데 고유의 언어로 된 교재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조선족과 몽골족은 고유의 문자를 학교에서 효율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중국에는 80여개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지만 '죽어가는 언어' '위기에 처한 언어' '안전한 언어' 등 3가지 부류로 나눠볼 수 있다. 이중에서 한글은 '안전한 언어' 속하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세계의 언어 중에서도 순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 내 조선족 교육의 성공 비결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유의 민족정책을 설립해 자치주와 이에 속한 시민들을 다스릴 수 있는 자주권을 소유했으며, 둘째 조선족만의 연변조선족자치주가 있어, 그 안에서 경제와 교육의 동시적인 발전과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셋째 이런 교육과정을 통해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했으며 넷째 조선족의 교육 열정이 타 소수민족보다 월등히 앞선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 글은 중국 연변대학의 박태수 교수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홍희경 베이징대 교수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