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1일 억류 중인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해 “이미 확정된 혐의들에 근거해 재판에 기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해당 기관의 중간조사 결과 증거 자료들과 본인들의 진술을 통해 미국 기자들의 불법 입국과 적대행위 혐의가 확정됐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북한이 범죄혐의 기소 사실을 공표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미국 당국을 겨냥한 의도된 발표로 해석된다. 보도 시간도 새벽 2시로, 미국 시간으로 국무부 정례브리핑이 이루어지는 낮 12시(동부시간)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의도는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전개될 북미 대화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적대행위 혐의 확정’이라는 표현을 쓴 점으로 미뤄 두 기자의 조기 석방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북한은 보도에서 “조사 과정에서 영사 접촉, 대우 등은 유관 국제법에 부합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고, 실제로 미국 정부를 대리해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 관계자가 기자들을 접촉한 것으로 전해져 당장 이들의 신변안전 등을 둘러싼 논란은 일지 않을 전망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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