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구조조정과 취업난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직장을 구하지 못했거나 조기 퇴직한 이들이 '창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열리고 있는 '2009 프랜차이즈 서울 창업박람회' 장에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찾은 예비 창업자들로 북적댔다.
박람회를 주최한 코엑스 관계자는 "3,000원이던 박람회장 입장료를 이번부터 5,000원으로, 60%이상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예비 창업자들의 방문은 이전보다 오히려 증가했다"며 "기업, 군 퇴직자는 물론 취업 대신 공동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173개 업체가 참여한 이번 박람회에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틈새시장을 노린 이색적인 창업 아이템들이 많았다. 1,000원짜리 제품 전문점, 프린터 잉크ㆍ카트리지 충전 및 재생 전문점, 청소대행, 배달중심의 음식점 등 3,000만원 미만의 자본금으로 창업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들이 인기를 끌었다. 또 무점포로 사업이 가능한 자판기사업 전문점도 인기를 모았다. 롯데기공 조성문 부장은 "위치에 따라 월 150만원 이상의 순익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인 만큼 좋은 위치를 확보한 개인들의 상담이 많다"고 전했다.
이처럼 외식사업보다 비외식사업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이번 창업 박람회의 특징이다. 코엑스 관계자는 "이전까지 6:4의 비율을 보이던 외식, 비외식사업 비율이 4:6으로 역전됐다"며 "외식사업의 특성상 기본설비 비중이 높은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경기가 회복하면 외식사업 비중도 다시 늘 것"이라고 말했다.
웰빙ㆍ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사실도 이번 박람회장에서 엿볼 수 있었다. 기름에 튀기는 대신 오븐으로 익혀 내는 '위너스 치킨(Winner's Chicken)' 창업 상담창구에는 가장 많은 예비 창업자들의 발길이 모였다. ㈜우일의 이창화 이사는 "닭고기를 오븐에서 익힐 경우 트랜스지방에서 자유로워지고 칼로리도 절반으로 줄어든다"며 "초보 창업자는 물론, 업종이나 브랜드를 전환하기 위해 찾은 예비 창업자들이 오늘 하루에만 100명 가까이 된다"고 전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매년 두 차례씩 열리는 '프랜차이즈 서울 창업박람회'는 26회째를 맞았으며 이번 박람회는 4일까지 열린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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