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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희망제작소 '희망의 마포'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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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희망제작소 '희망의 마포' 손잡았다

입력
2009.04.07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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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한 도시 지하철 역사에는 세계인권선언이 적혀 있습니다. 이곳을 매일 지나다 보면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요." "마포구에 있는 건물 벽에 아름다운 시구를 적어 놓으면 어떨까요."

마포구와 민간 싱크탱크인 (재)희망제작소가 각종 아이디어를 실제 정책으로 반영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서울시내 일선 구청이 민간단체와 함께 구 전반에 걸친 각종 정책을 협의, 제도화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그 동안 관료적 시각으로 제안된 각종 정책들이 시민 아이디어를 통해 피부에 와 닿는 생활 밀착형 정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3일 오후 서울 마포구청 대강당에는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의 강연을 듣기 위해 200여명의 공무원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마포를 위한 상상 변주곡'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박 상임이사는 "도시를 재생시키는 힘은 시민의 일상을 위한 세심한 배려, 작은 아름다움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공무원 자신들의 발 아래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 철두철미한 자세로 천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공무원들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박 상임이사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양 기관은 이날 '희망 협약'을 체결, 주민이 창안한 생활밀착형 정책을 비롯해 지역공동체 재생 정책 등의 연구개발 및 관내 사회적 기업 육성지원 등에 걸쳐 공동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구는 우선 희망제작소 사회창안센터와 함께 각종 협력사업을 발굴한다. 이와 함께 사회창안센터는 마포구의 주민의견 수렴 및 제안제도 활성화 방안에 대한 자문 역할과 주민ㆍ공무원 제안을 주제로 한 공동 출간사업 등도 벌일 예정이다.

구는 희망제작소와 지역공동체 재생 정책도 공동 연구키로 했다.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펼치는가 하면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 지역공동체 재생을 위한 자산조사 및 정책사업, 지방자치제 우수조례 연구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관내 소기업과 고령자 등을 위한 다양한 정책개발도 추진된다. 구는 희망제작소의 소기업 발전소, 해피 시니어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통해 관내 사회적 기업 등에 판로 개척, 경영컨설팅 등 사회적 지원 네트워크 사업을 비롯해 은퇴자ㆍ고령자 재취업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등도 진행한다.

공무원 창의역량 강화를 위해 희망제작소 희망아카데미에서 교육프로그램 등도 개설한다.

이를 위해 양 기관은 조만간 실무추진위원회를 구성, 본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영섭 마포구청장은 "이번 협약은 미래사회가 지향하는 정부 역할의 새로운 사례 창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주민자치 사업을 벌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제작소 김해창 부소장도 "실행에 옮겨지지 못하고 잠들어 있던 시민 아이디어들이 실제 정책으로 제도화할 수 있게 됐다"며 "민관 협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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