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성욱 소장은 1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해 순환계 질환을 겪은 뒤 회복기를 거쳐 올 1월 이후 체중을 감량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건강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남 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공개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의 모습이 몰라보게 수척해진 것을 언급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사진과 관련해 나온 건강 악화설보다는 체중을 의식적으로 조절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남 소장은 올 들어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횟수가 늘어난 것에 대해 "과거엔 김 위원장의 활동이 전부 보도되지는 않았는데 최근엔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키기 위해 꼬박꼬박 보도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 소장은 미국 여기자 억류와 관련해 "북한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이 직접 여기자들을 데리러 오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것"이라고 했고, 개성공단 남측 직원 억류 사태에 대해선 "미국 여기자 카드에 이어 관심을 끌기 위한 양동작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인공위성(장거리 미사일) 발사 비용을 5억달러라고 추산했다. "김 위원장이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비용이 2억, 3억 달러라고 밝힌 만큼 기술 도입, 장비 현대화 등을 감안하면 3억~6억달러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 후계 구도에 대해 남 소장은 "남한에서 재산을 물려 주는 식으로 권력을 세습할 것이라고 보면 무리가 있다"며 "김 위원장도 권력을 세습한 게 아니라 쟁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일 북한 12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가 열린 이후 체제 전망에 대해선 "개헌 등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가 내부 단속에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최근 동물원과 민속촌을 짓겠다며 남한에 자료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중동과 무기 거래 수입이 재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 내용과 관련해 국가 정보 기관 관계자가 김 위원장의 건강이나 체제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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