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미술협회가 최근 3년 간 감정한 겸재 정선의 작품 15점이 모두 가짜 판정을 받았다.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작품은 11점이 감정 의뢰됐는데 그 중 진품은 단 1점에 불과했다.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감정을 의뢰해온 10점 중에서도 1점, 추사 김정희의 작품은 25점 중 3점만이 진품으로 판정됐다.
가짜 고미술품이 판치는 현실을 극명히 드러내주는 수치이다. 한국고미술협회는 2006~2008년 감정 결과를 담은 '한국 고미술품 감정 DB 도록'(전3권)을 1일 발간하고, 전체 감정 고미술품 1,885점 가운데 가짜의 비율이 47.3%(892점)나 됐다고 밝혔다.
서화ㆍ도자ㆍ금속ㆍ민속 4개 분야 가운데 금속의 위작률이 61.7%로 가장 높았고, 서화 또한 절반이 넘는 53.8%가 가짜였다.
특히 유명 작가의 것이라며 감정을 의뢰한 경우 진품 판정 비율은 10% 안팎으로 극히 낮았다. 겸재, 단원, 추사뿐 아니라 현재 심사정(10%), 오원 장승업(11.1%)도 마찬가지였다.
도록에는 진품 판정을 받은 작품과 함께 가짜로 드러난 작품의 사진도 수록됐다. 김종춘 고미술협회 회장은 "가짜의 범람으로 고미술품 시장이 오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투명성 회복이 시급하다"면서 "가짜 판정품의 사진을 싣는 데 대해 반대도 많았지만 문화재 위조와 도난 방지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미술협회는 내년까지 2002년 이후 감정한 모든 작품에 대한 도록을 추가 발간할 예정이며, 웹사이트(www.kacdb.com)를 통해서도 감정 내용을 공개한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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