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런던을 찾은 주요20개국(G20) 정상들과 2일 버킹엄궁에서 만남을 갖는 도중 잇따라 곤혹을 치렀다.
첫번째 사고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리셉션 도중 엘리자베스 2세의 어깨에 손을 얹은 것. 미셸의 돌발행동에 여왕은 오른팔로 잠시 미셸의 허리를 가볍게 감으며 어색한 분위기를 모면했다.
왕실 관계자들은 "올해 82세인 여왕 재위 57년 동안 공식석상에서 다른 사람이 여왕의 몸에 손을 대거나, 여왕이 다른 사람의 허리를 감싸는 장면을 한번도 보인 적이 없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 언론들은 미셸이 왕실 예법을 어긴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논란이 일자 버킹엄궁은 성명을 내고 "참석자들에게 여왕에 대한 행동지침을 미리 고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예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며, 미셸의 행동은 상호간 친밀함과 존중을 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07년 5월 여왕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는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환영사 도중 말 실수를 한 후 여왕을 향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윙크를 해 역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두 번째 사고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저질렀다. 이날 G20정상들과 엘리자베스 2세가 단체사진을 찍은 직후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오바마 미국대통령을 큰 소리로 불렀다.
이때 사진촬영을 위해 앞 자리에 앉아있던 엘리자베스 2세는 깜짝 놀라 "무슨 일이에요?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요?"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장면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와 이탈리아 신문 사이트에 게재되면서 이탈리아에서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유튜브에도 "베를루스코니는 예의를 어디다 버려뒀나, 여왕이 그를 탑에 가둬야 한다"는 등의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젊고 잘생겼으며, 선탠까지 했다"고 농담을 했다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는 등 말실수가 끊이지 않는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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