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주주 반발에도 불구, 경영진에 대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여를 강행했다. 경영실적 부진으로 공적자금을 받을 경우 스톡옵션을 반납한다는 조건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외환은행은 31일 주주총회를 열고 임직원 22명에게 총 165만,50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래리 클레인 신임행장에게는 3년치에 해당하는 90만주를, 장명식 수석부행장에게는 1년치 8만5,000주를 배정했다. 행사가격은 6,300원으로 이날 외환은행의 종가(6,200원)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향후 주가가 회복될 경우 상당폭의 차익이 예상된다.
논란이 있었던 만큼 진통도 컸다. 외환은행 2,3대 주주인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 그리고 일부 소액주주들이 스톡옵션 부여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 주총장은 경영진을 성토장으로 변했다. 한 소액주주는 “지난해 경영실적으로 볼 때 현 임원들은 거액의 스톡옵션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2대 주주인 한국은행 관계자도 “경기 둔화에 따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할 시점에 스톡옵션 부여는 부적절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결국 표결까지 가는 진통 끝에 대주주(지분율 51.02%)인 론스타의 뜻대로 원안이 통과됐다.
리처드 웨커 의장은 “스톡옵션은 다른 은행에 비해 현금 보상 수준이 낮은 외환은행에 꼭 필요한 보상 체계다”며 “실적 악화로 공적자금을 받는 경우에는 올해 스톡옵션분을 모두 반납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공적자금을 받지 않더라도 나눔재단을 통한 기부방안 등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해 자본확충펀드로부터 받은 한도(2,500억원)를 소진 여부에 대해 “그렇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스톡옵션 반납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임을 확인했다.
또 주총에서 주당 125원의 배당금을 확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켜 론스타는 세전으로 배당금 약 411억원을 가져가게 됐다.
손재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