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아니지만 밥은 먹고 살겠다."
관상학으로 풀어본 우리 증시의 앞날이다.
삼성증권은 30일 보고서를 통해 "관상가가 코 눈 입 귀 눈썹 등 오관(五官)을 보고 사람의 앞날을 가늠하듯, 증시의 꼴을 결정하는 주요인을 통해 시장의 흐름을 전망했다"고 밝혔다. 인체의 오관과 증시의 변수를 연결한 발상이 흥미롭다.
오관 중 으뜸인 코는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펀더멘털(경기 기업이익)에 빗댔다. 미국의 일부 주택관련 지표 개선 등 경기회복 징후는 있지만 글로벌 경기에 대한 시각은 부정적이다. 기업이익 역시 하향 조정 폭이 둔화하고 있지만 아직 신뢰도가 높지는 않다. 삼성증권은 이런 점을 들어 '잘 생긴 코는 아니지만 박복한 코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눈(불확실성)은 '3월 위기설' 마무리, 금융위기 완화 등으로 검은 자위는 어느 정도 밝아졌지만 GM의 파산신청 등 잠복한 변수들이 있어 흰자위는 맑지 못한 격이라고 풀이했다. 출납관(出納官)인 입(자금, 유동성)은 잘 생겼지만(시중 유동성 풍부) 적극적으로 돈이 증시에 유입되지 않아 '인중(人中)이 좁다'고 표현했다.
귀(투자심리)는 최근 악재에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변동성이 상당히 축소된 데다 공포지수(VIX지수)도 하락 추세다. 귀가 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복(人福)을 상징하는 눈썹(수급) 역시 중요하다. 연초 이후 증시의 우호세력은 외국인이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 추세적인 방향성을 단언하기 어렵지만 외국인은 최근 순매수세로 다시 돌아섰다"며 "눈썹의 꼴은 그럭저럭 괜찮다"고 설명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현재 주식시장의 '꼴'은 가장 중요한 코가 시장의 추세적 상승을 지지할 상황은 아니지만, 다른 부위에선 긍정적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어 주가가 덜 오른 종목 중심으로 접근하는 투자전략을 세우자"는 게 삼성증권의 증시 관상풀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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