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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신부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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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신부들의 전쟁'

입력
2009.04.0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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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업체의 실수로 같은 날 같은 식장에서 나란히 결혼식을 올리게 된 절친한 두 신부가 날짜 때문에 싸움을 벌이게 된다는 '신부들의 전쟁'은 결혼을 다룬 수많은 코미디 영화 중 하나다.

아름다운 그 날을 위해 온갖 관리에 돌입하는 예비 신부들끼리 오렌지빛 태닝과 푸른 머리염색약 바꿔치기, 간식 보내 살찌우기, 신부파티 망치기, 과거 폭로하기 등 온갖 전쟁을 벌인다. 그러나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이유는 그런 슬랩스틱 코미디 때문이 아니라, 여자의 심리가 제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여자라면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으리라는 출발점은 어쩌면 너무 진부한 전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묘사하는 방식은 공감을 산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치 않는 공격적인 변호사 리브(케이트 허드슨)에게는 물론이거니와, 거절할 줄 모르는 물러터진 여교사 에마(앤 해서웨이)에게도 결혼식날 만큼은 자신이 주인공이고 싶다는 데에야.

자신이 양보하려 하다가도 에마의 양보를 당연시하는 리브 때문에 오기를 부리기 시작하는 에마, 에마가 리브에게 쏘아붙일 욕설을 찾다 찾다 "네 결혼식은 고등학생 때 네 엉덩이만큼 엄청날 거야!"라고 내뱉는 순간의 충격, 두 사람 사이에서 숨죽이며 눈길을 피하는 긴장감 어린 친구들의 표정을 민감하게 감지하고 이해할 관객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며 20년 우정을 쌓다가도 경쟁심이나 질투 때문에 싸움을 벌이는 그녀들의 이야기. '샬롯의 거미줄'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 등을 연출한 개리 위닉 감독의 연출이다. 4월 2일 개봉. 12세 이상.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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