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달 2일 G20 금융정상회의가 열리는 영국 런던에서 첫 정상회담을 한다. 정상회의 기간에 이뤄지는 연쇄 정상회담의 하나로, 30여분에 불과한 약식 회담이지만 그 의미는 가볍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양국 정상회담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북한의 로켓 발사 임박 등 양국의 공동 대응이 필요한 현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보수성향의 이명박 정부와 진보성향의 오바마 정부가 펼칠 향후 한미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과거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와 조지 W 부시 정부간 대북 인식 차이로 적지 않은 마찰과 갈등을 겪었다. 두 정상이 그 동안 몇 차례 전화를 통해 상호 이해를 넓혔다고는 하나 한미관계의 앞날을 우려하는 시선이 여전한 것이 사실이다. 양국 정상은 과거의 사례를 거울 삼아 신뢰를 쌓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양 정상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를 무시하는 북한의 행위에 대해서는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면서도 6자회담 등 한반도 차원의 대화와 협상의 동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어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회견에서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군사적 대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전날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북한의 로켓을 요격할 계획이 없다고 말한 것과 맥이 통한다. 이 문제에 대해 양국간 사전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이 같은 조율과 공감대가 바탕이 된다면 정상회담을 통해 효율적 공동대응 방안을 이끌어내는 것도 어렵지 않으리라고 본다.
이밖에도 한미간 통화스화프의 연장 및 규모 확대 등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 한미FTA 비준 문제, 한미동맹 미래비전 채택 등 협력과 공조를 통해 풀어가야 할 현안이 많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첫 만남이 이런 현안들을 원만하게 해결해 가는 데 필수적인 상호신뢰 형성에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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