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일영 청주지방법원장이 18일 점심 시간을 이용해 법원 인근 산남 주공2단지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이모(81)할머니를 찾았다. 손에는 산남종합사회복지관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도시락 바구니를 들었다. 민 법원장은 수저를 챙겨 할머니 손에 꼭 쥐어주며 "천천히 드시고 …더 드시고 싶은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라고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직원 10여명과 함께 거동이 불편한 노인, 장애인 30여명에게 도시락을 배달한 민 법원장은 도시락을 수거해 말끔히 정리한 뒤 법원으로 돌아와 구내식당에서 때 늦은 점심을 들었다.
청주지방법원이 도시락 배달을 시작한 것은 2005년 9월. 일반 직원 봉사단체인 '다사랑회'를 주축으로 좋은 일을 해보자고 나선 와중에 산남복지관으로부터 '사랑의 도시락' 배달 일손이 달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선뜻 나섰다.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 낮 12시만 되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무료급식소에 나오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 일부 회원은 친해진 노인들에게 따로 시간을 내 간식거리를 챙겨주거나 말벗이 되기도 한다.
일반 직원을 주축으로 시작된 봉사 행렬에 요즘에는 판사들의 참여도 늘었다. 민 법원장도 지난달 초 부임 직후 다사랑회에 가입해 배달 봉사를 시작했다. 전체 참여 인원이 40명을 넘는다.
다사랑회는 한푼 두푼 모은 회비를 털어 도시락을 준비하는 산남복지관에 매달 10만원의 성금도 보내고 있다.
청주지법 손천우 판사는 "그저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시작한 일이 법원의 주요 정기 행사가 돼 버렸다"며 "참여를 원하는 직원이 많아 한달 전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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