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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 갈림길' GM·크라이슬러, 막장지나 끝장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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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 갈림길' GM·크라이슬러, 막장지나 끝장 공포

입력
2009.04.0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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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과 크라이슬러가 미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 달성을 조건으로 각각 60일, 30일 짜리 시한부 생명연장 선고를 받았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방치할 수 없다는 명분과, 기업의 경영 실패를 국민 혈세로 보상하는 것에 분노하는 민심 사이에서 고민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결국 자동차 회사의 경영에 적극 개입키로 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관계자들이 자동차 구제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두 회사의 파산은 여전히 유력한 고려사항"이라고 말했다고 30일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오바마 정부의 이번 결정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정부의 가장 적극적인 민간기업 개입"이라고 평가했다.

자기 희생이 구제금융 전제 조건

자동차 산업 구제방안 발표 하루 전인 29일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CBS방송 대담프로에 출연해 "(두 회사가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으려면) 경영진, 노조, 주주, 채권자, 부품공급업체, 판매회사가 모두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첫번째 조치로 릭 왜고너 GM 회장의 사퇴를 요청했다. GM 이사회의 나머지 멤버들도 수 개월 안에 대부분 물갈이하는 등 경영진을 쇄신키로 했다.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CEO는 자동차 출신이 아닌데다, 위기에 빠진 크라이슬러의 구원투수로 2007년 임명됐다는 점에서 일단 경질 대상에서 제외했다. NYT는 왜고너의 사퇴를 "오바마 대통령이 AIG 임원의 보너스 지급 파문 이후 분노하는 민심을 의식해 취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노조에게는 추가 감원과 의료 연금혜택 축소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은퇴자를 위한 의료보험채권의 50%를 GM 주식으로 전환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WSJ은 오바마 대통령이 노조 양보가 성사될 때까지 추가 구제금융을 연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채권단도 총 270억달러의 채권 중 3분 2를 GM 주식으로 전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채권단은 노조가 먼저 양보해야 따라 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를 대상으로는 정부가 GM과 크라이슬러 자동차의 애프터서비스를 보장, 두 회사의 급격한 매출 감소를 막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자동차산업 위축 불가피

크라이슬러의 경우 독자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정부 판정이 내려졌다. 현재 임시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이탈리아 피아트와 30일 안에 완전한 제휴를 성사시켜야 60억달러 추가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다. 현금이 고갈된 크라이슬러가 정해진 기한 안에 제휴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정부가 파산시키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을 3분(分)해온 '100년 기업' 크라이슬러는 독일 다임러 벤츠에 인수됐다가 분리된 지 1년 여 만에 다시 이탈리아 피아트와 손을 잡아야 하는 처량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GM은 전기자동차 '볼트'의 개발 등 차세대 자동차 기술력과 전세계 판매망이 긍정적 평가를 받아 일단 파산을 면했다. 하지만 불요불급한 사업부문을 떼어내는 '외과수술' 수준의 감량과 대규모 감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의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의 위상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상황에 대한 냉철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덩치와 지출을 지금보다 줄여야 미국 자동차 산업의 성공적인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영오 기자

■ 2대째 'GM맨' 헨더슨, 왜고너 후임으로 결정

릭 왜고너 회장이 갑자기 물러난 뒤 그의 뒤를 이어 GM의 운전대를 잡을 최고 경영자(CEO)로 프레드릭 헨더슨(50)이 결정됐다. 그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GM에서 일하고 있는 정통 'GM맨'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헨더슨은 전임 왜고너 회장처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84년 금융부문에 입사한 뒤 줄곧 GM에서만 일했다. 디트로이트 출신으로 남미, 아시아, 유럽 등 해외 지사 경험이 풍부하며 2008년 3월부터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아버지 역시 GM의 판매담당 부장으로 근무했다.

헨더슨은 GM이 지난달 제출한 자구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백악관 자동차 태스크포스팀과 접촉하면서 높은 평가를 받아 CEO로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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