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각 개그맨이 은근슬쩍 자신의 열애 사실을 내비췄다. 전격 공개는 아니고 변죽만 울렸다. 화끈하게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일반인'인 상대방에 대한 배려 때문이란다. 언제부터 '연예인'의 반의어로 '일반인'이란 단어가 쓰였는지 모르겠다. 일반인이란 특별한 지위나 신분을 갖지 않은 보통 사람을 말한다. 어떤 일에 특별한 관계가 없는 사람을 일컬을 때도 쓴다. 어느 정도 사생활 노출을 감내해야 하는 연예인의 고충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우리는 덜하지만 외국의 경우 연예인들 주위는 늘 파파라치들로 들끓는다. 아이들에서부터 애정 행각까지, 수위 조절도 없다. 호기심 충족이란 면에서 우리들에게는 반가운 일이겠지만 당사자들에게는 보통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대중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연예인이란 직업을 선망하는 일반 청소년들에게 '일반인'이라는 표현이 자존심을 상하게 한 모양이다. 누군가 왜 싸잡아 일반인이라는 표현을 쓰느냐고 화가 잔뜩 나서 댓글을 달아놓았다.
일반인을 '이름 없는 사람'이라고 받아들인 듯하다. 상대적인 무관심과 외면을 떠올렸을 것이다. 일반인들의 그런 점을 이용한 상품이 미국에서 출시되었다. 일일 파파라치 체험이다. 문밖을 나서는 순간 벌떼처럼 몰려든 파파라치들에게 둘러싸인다. 체험자는 그 순간만이라도 유명인이 된 듯해 행복했다고 말했다.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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