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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세계의 혼을 뺐다/ 김연아 '요정에서 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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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세계의 혼을 뺐다/ 김연아 '요정에서 퀸으로'

입력
2009.03.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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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1996년 여름. 꼬마 김연아는 엄마 손에 이끌려 과천 빙상장을 찾았다. 어머니 박미희씨는 "연아가 얼음 위에선 항상 즐거워했다"고 회상했다.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이었던 유치원생 김연아는 7개월 동안 피겨스케이팅 단체 강습을 받았다.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면서 강습이 끝나자 유현종 코치가 어머니를 붙잡았다.

"연아가 피겨에 재능이 있습니다. 한 번 키워 보시죠?" 박미희씨는 반신반의했지만 "재능을 썩히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피겨 선수가 됐지만 꿈은 국가대표일 뿐 세계 정상은 감히 꿈꾸지도 못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급성장했다. 일명 IMF로 불린 외환 위기 속에서 '꿈'을 키웠던 김연아는 동계전국체전 우승을 독식했다.

김연아는 99년부터 캐나다와 미국으로 피겨 유학을 떠났다. 두 달간 든 비용은 평균 1,500만원 가량. 딸의 재능을 살리겠다던 어머니의 정성으로 미래의 피겨여왕은 무럭무럭 자랐다. 김연아는 2002년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트리글라브트로피에서 우승하면서 한국 피겨계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김연아는 2004년 12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결승에서 일본의 동갑내기 맞수 아사다 마오를 처음 만났다. 아사다는 주니어 무대에서 트리플 악셀(공중 3.5회전)을 최초로 성공한 피겨 천재.

김연아는 137.75점을 받아 아사다(172.83점)가 우승하는 걸 지켜봐야만 했다. 아사다를 만나면서 김연아의 실력 향상은 더욱 빨라졌다.

김연아는 2006주니어세계선수권에서 177.54점을 얻어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엉덩방아를 찧은 아사다(158.93점)를 제치고 우승했다.

피겨 불모지 한국에 '피겨 열풍'을 일으킨 김연아는 이후 각종 국제대회에서 아사다와 우승을 주고 받으며 세계 정상으로 우뚝 섰다. 김연아는 2009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아사다와의 상대 전적에서 5승5패로 균형을 맞췄다.

'국민여동생'으로 자리매김한 김연아는 유독 큰 경기에 강했다. 아사다와의 실력차를 해마다 줄여온 김연아는 이제는 아사다를 뛰어 넘어 세계 최고로 성장했다. 피겨 불모지 한국에서 성장한 피겨 여왕 김연아는 "이젠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야죠"라며 활짝 웃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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