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인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 인근 이슬람 사원에서 27일 자살 폭탄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사고가 발생해 50명 이상이 숨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테러 조직 소탕을 골자로 한 새 아프간 전략을 발표하기 불과 수시간 전에 테러가 발생한 점으로 미뤄 테러 조직의 계획된 범행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페샤와르 인근 키버 부족지역 행정관인 타리크 하야트는 사고 직후 “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폭발로 지금까지 건물 잔해에서 찾아낸 시체는 50구이며 부상자도 8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 많은 사람들이 깔려 있다”며 “사망자가 더 있을 것이며 70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폭발 당시 사원에는 이슬람 휴일을 맞아 찾아온 신자 250∼300명이 모여 있었고 폭발 충격으로 2층짜리 흰색 모스크 건물은 완전히 붕괴됐다. 하야트 행정관은 “테러범은 사원 안에 들어와 있었고 기도가 시작되자마자 폭탄을 터뜨렸다”며 이번 사고를 자살폭탄테러로 규정했다. 테러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테러가 발생한 곳은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연합군이 주둔 중인 아프간 지역으로 물자가 운반되는 중요 길목이다. AP통신은 미군에 협조적인 주민들을 못마땅하게 여긴 탈레반 세력이 ‘보복성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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