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작성한 '중국의 군사력 보고서'를 놓고 중국과 미국이 신경전을 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양측의 군함이 대치하면서 한 차례 군사적 갈등을 보인 적이 있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2009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이 군비를 증강, 핵과 우주 및 사이버 전쟁과 관련한 파괴적 군사기술을 개발, 배치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넘어 미국의 안정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불확실한 안보전략과 불투명한 군비증강을 통한 경쟁적인 군사력 확대가 잠재적인 오해와 오판의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26일 "사실왜곡이며 중미관계를 악화시키는 도발행위"라고 펄쩍 뛰었다. "내정 간섭"이라는 불만도 터뜨렸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냉전적 사고와 편견을 버리고 중국의 진실을 존중하고 중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삼가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보고서는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고 불신감만 키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후창밍(胡昌明) 국방부 대변인도 "미국이 주장하는'중국의 군사 위협론'은 객관적인 사실을 무시하고 중국의 정당한 국방 건설을 비난하고 있다"며 "중국은 어떤 형식으로든 경쟁적으로 군비 증강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자업자득이라는 해석도 있다. 중국이 1월 발표한 국방백서에서"미국이 아태지역 내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군사 부서를 조정하는 등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은 아태지역의 가장 큰 불안요소"라며 미국을 먼저 자극했기 때문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보고서 문건을 둘러싼 신경전은 양국이 아태지역을 둘러싸고 벌이는 군사적 갈등의 한 단면"이라며"신경전이 더욱 첨예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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