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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한국 주도 아시아바둑연맹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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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한국 주도 아시아바둑연맹 고사 위기

입력
2009.03.2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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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이 주도해 결성한 아시아바둑연맹(AGF)이 일본과 중국의 외면으로 고사 위기에 처했다.

대한바둑협회(회장 조건호)는 2005년 창립 이후 바둑의 세계화 추진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바둑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바둑연맹(IGF)이 있지만 아시아 지역을 관장하는 국제기구는 없다.

그래서 2006년 10월 전주에서 열린 제1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기간 중 대한바둑협회 주도로 일본 중국을 포함, 아시아 13개국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AGF 발기인총회 겸 창립총회를 개최했고 2008년 5월에는 한국이 회장국으로, 태국 싱가포르가 부회장국으로 각각 선출됐다.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 바둑보급 확대 및 지원 방안 등을 논의 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한데 문제는 AGF 구성 초기에는 발기인 총회에도 참가하고 매우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던 일본과 중국이 연맹의 골격이 한국 주도로 점점 구체화되어가자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기 시작한 것. 급기야 최근에는 아예 AGF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별도의 단체를 만들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현재 AGF에는 한국을 비롯 대만 홍콩 마카오 태국 싱가포르 몽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 13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나 바둑 강국인 일본과 중국이 빠져 있어 사실상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 중국은 지난 1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국기원과 일본기원, 중국기원 등 3개국 기원 관계자 회의에서 자기 나라에는 별도의 아마추어 단체가 없기 때문에 아마추어 바둑단체인 대한바둑협회가 주도하는 AGF에는 참여할 수 없다며 프로를 관장하는 3개국 기원끼리 별도의 모임을 결성해 아시안게임 준비를 하자는 뜻을 밝혔다.

명분은 그럴 듯하지만 아직 역사도 일천하고 규모도 작은 대한바둑협회가 주도하는 국제기구에 참여하기 싫다는 속내를 비친 셈이다. 어쩌면 아시아지역 국제바둑기구 결성 작업에서 한국의 대한바둑협회에 선수를 빼앗긴 게 못내 아쉽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대한바둑협회는 그래서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 일본기원과 관서기원, 중국기원과 상해기원 등이 복수로 AGF에 참여, 한중일 3국은 두 표를 행사토록 하자는 절충안을 냈지만 이 역시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1년반 남짓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각 종목별로 구체적인 메달수 및 경기 방식 등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나 아시안게임조직위 측과 논의해야 하는데 바둑은 아시아지역을 관장하는 국제기구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아직도 과연 바둑에 몇 개의 메달이 걸려 있는지, 프로기사도 출전할 것인지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하나도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

한때 바둑에 걸린 메달이 3개라고 알려졌으나 최근에서 4개 혹은 2개라는 설도 유포되고 있다. 또 중국은 프로기사의 출전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으나 배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은 프로의 출전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어쩌면 이제 공은 한국기원으로 넘어간 상태이기도 하다. 다음달 중순 도쿄 일본기원에서 열리는 한중일 3개국 기원관계자 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키로 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번 회의에 한국기원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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