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축통화가 필요하다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의 주장에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국제 금융계 인사들이 속속 입장을 표명하면서 대체 통화 논쟁이 지구촌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칸 총재는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새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몇 달 내에 이런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달러화의 지배적 지위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중국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도 이날 “달러화가 기축통화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이 시간이 흐를수록 명백해지고 있다”며 달러의 기축통화 유지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글로벌 기축통화 대신 지역별 기축통화를 키우거나 통화 스와프(거래 당사자간에 정해진 조건으로 지급 의무를 교환할 것을 약속하는 거래) 협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도 기축통화 논의를 찬성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외교관계위원회(CFR) 주최 행사에 참석한 뒤 “특별인출권(SDRㆍIMF 회원국의 출연으로 조성된 제3의 국제통화)의 역할을 확대하자는 의견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전날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달러를 대체하는 기축통화를 만들자는 중국의 제안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WSJ는 “가이트너 장관이 중국의 제안을 반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며 “그가 그런 혼란을 막기 위해 입장을 다시 밝힌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SDR의 역할을 강조한 저우샤오촨 총재의 주장에 가이트너 장관이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기축통화 논의의 필요성이 확산되면서 다음달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기축통화 문제를 처음 제기한 중국이 G20 정상회의에서 발언권을 확대하고 위안화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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