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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부산국세청 모임때 '봉투6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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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부산국세청 모임때 '봉투6개 준비'

입력
2009.03.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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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간부들 만날 당시 '여비서 수첩'에 적혀박정규, 朴씨 사돈 국세청장 인사검증 청탁 받아檢, 경남 경찰간부에 수만~수십만弗 살포 포착

박연차(64ㆍ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의 여비서 수첩에 '부산지방국세청장간담회, 봉투 6개 준비'라는 메모가 기재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박 회장이 당시 (2006년) 부산국세청 간부들에게도 금품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검 중수부(부장 이인규)는 박 회장 여비서의 수첩에서 이 같은 메모를 확인, 실제 (돈)봉투가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금액이 얼마였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25일 검찰 관계자가 밝혔다.

수첩에는 2006년 6월 김해관광호텔에서 부산지방국세청장이 주재한 청 간부들과의 모임 참석일정과 함께 '봉투 6개 준비'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간담회 시점이 당시 부산국세청장의 교체 직전이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전ㆍ현직 간부들을 조사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부산 및 중부지방국세청장을 지낸 김정복 전 보훈처장과 사돈관계로 오래 전부터 일부 국세청 인사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해 국세청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서자 이명박 정부의 첫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추부길(구속)씨에게 구명로비를 청탁하고, 김 전 처장 등과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서갑원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여야 의원 2~3명을 이번 주중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서 의원이 수만 달러를 받은 장소로 지목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인식당 주인을 최근 수 차례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뇌물 혐의로 구속했다. 박 전 수석은 2004년 12월 중순 서울의 S호텔 식당에서 박 회장과 그의 사돈인 김정복 당시 중부국세청장을 함께 만나 인사검증과 관련한 청탁 명목으로 5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1억원 어치를 받은 혐의다.

검찰은 "김정복씨는 국세청장 자리를 놓고 이주성 당시 국세청 차장과 경합 중이었고, 인사검증은 민정수석의 몫이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자로 청와대의 관리를 받고 있는 입장에서 각종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도 2004년 6월 경남도지사 재보궐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선거를 앞두고 박 회장에게서 두 차례에 걸쳐 김태웅 전 김해시장을 통해 불법 선거자금 8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이날 구속됐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이 부산ㆍ경남 일대에 근무한 경찰 간부들에게도 전별금 등 명목으로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경무관급, 서장급 인사에게 수만~수십만 달러씩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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