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도 국회의원 후원회 기부자 명단을 보면 국회 상임위별로 직무 연관성이 의심되는 '보험성 후원금' 사례가 적지 않다. 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후원한 사례도 다수 있어 지방선거 공천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의원들은 개인적 친분에 의한 기부라든지, 누군지 모르는 후원이라고 해명하지만 도덕성 논란의 소지는 충분하다.
상임위별로는 재정위, 정무위, 국토위 등 노른자위 상임위에서 직무와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된 후원금이 많았다. 정무위에서는 한나라당 김영선 위원장이 금융계 인사 2명으로부터 500만원씩, 민주당 홍재형 의원이 대기업 임원 2명으로부터 500만원씩 받았다.
재정위에서는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이 한국투자공사 감사와 정윤택 효성 부사장으로부터 각각 380만원과 500만원을 받았다. 민주당 강봉균 의원도 노재봉 효성 전무로부터 500만원을 받았다.
국토위에서는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이 철재업체, 금속업체 대표로부터 500만원씩을 받았고 윤영, 유정복 의원도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500만원씩 받았다.
문방위에서는 한나라당 고흥길 위원장과 한선교 의원이 천영석 전 대한탁구협회장으로부터 500만원씩을 받았다. 교과위 소속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은 조백제 서울디지털대 총장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았고, 이군현 의원도 고교 교장 3명으로부터 310만~500만원씩을 받았다.
이밖에 복지위의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은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으로부터, 법사위의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법무법인의 고문변호사로부터, 농식품위 소속 한나라당 신성범 의원은 축산업자, 강석호 의원은 한국농업CEO연합회 회장으로부터 각각 500만원을 받았다.
대기업 인사들의 후원도 눈에 띄었다. LS전선 구자열 회장은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에게, 신동익 농심그룹 부회장은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박종구 ㈜삼구 회장은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에게, 민영빈 YBM시사 회장은 한나라당 공성진 나경원 박진 의원에게 500만원씩 후원했다.
이밖에 윤윤수 휠라코리아 대표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김진표 의원, 무소속 최연희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20여명의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지역 국회의원을 후원, 지방선거에 대비해 '보험'을 들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는 주로 한나라당 의원에 집중됐다.
전 한나라당 서울시당위원장이었던 공성진 의원은 구의원 3명과 시의원 2명에게 총 1,880만원을 받았다. 이밖에 김학송 허태열 김태원 의원 등도 지역구 내 시ㆍ구의원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 지난해 불법 정치후원금 논란을 일으킨 김귀환 전 서울시의회 의장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권택기 의원에게 500만원씩 기부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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