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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어십-리더십 조화… 찢어진 사회 다리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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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어십-리더십 조화… 찢어진 사회 다리놓자

입력
2009.03.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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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사회를 돌아보면 위태롭기 그지 없다. 경제위기 뿐만 아니다. 심심하면 난투극이 벌어져 조롱거리로 전락한 국회, 아직도 경찰-시위대 간 물리적 충돌로 얼룩진 거리, 대법관 판결개입으로 판사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킨 법정, 교사가 쫓겨나는 학교와 기자ㆍPD가 체포되는 언론사….

전례 없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 나라가 역량을 결집하기는커녕, 곳곳의 갈등과 반목으로 사회가 갈갈이 찢기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지도자부터 시민사회에 이르기까지 팔로어십(followership)의 부재가 사회통합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위기극복을 위해 리더십 뿐 아니라 팔로어십을 다시 돌아볼 때”라고 지적한다.

리더십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시작된 팔로어십의 개념은 단지 ‘(리더에)순순히 따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미국 카네기멜론대의 로버트 켈리 교수는 비판력과 사회 공헌도를 두 축으로 팔로어 유형을 나누면서 “리더의 결정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며 합의한 사항에는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스타형 팔로어”가 가장 모범적인 유형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정부정책에 반대해 거리시위에 참여하는 국민들도 무조건 매도할 수 없다. 스스로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대안을 제시한다면 오히려 건강한 팔로어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공권력을 경시하고 함부로 폭력을 행사한다면 그건 파괴적 팔로어로 분류돼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팔로어십은 시민들에게만 적용되는 미덕은 아니다. 리더로 분류되는 정치 지도자들도 파트너와의 합의와 국민과의 공약, 그리고 법 질서와 권위에 대한 존중(팔로어십)이 필요하단 얘기다. 그러나 여야 간의 합의를 며칠 만에 깨뜨리고 극단적 대립으로 폭력도 불사하는 한국정치의 현실은 팔로어십 부재의 전형을 보여준다.

또한 최근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집회 판결개입 파동이나 교사 및 언론인에 대한 지나친 법 행사 역시 바람직한 팔로어십은 아닐 것이다. 자칫 정부와 사법부가 앞장서 교사의 권위와 언론 자유를 훼손시키고 사회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사회통합이 선행돼야 하고,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팔로어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팔로어십이 강조되는 사회는 명령과 복종의 원칙이 아니라, 배려와 존중, 합의와 과정중시라는 원칙이 통하는 사회다.

송영수 한양대 리더십센터장은 “한국 경제는 초고속성장을 통해 지식경제에 도달했지만,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리더십, 팔로어십 수준은 군부독재, 산업사회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건강한 리더십과 팔로어십을 육성할 수 있는 전사회적, 장기적 교육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팔로어십(followership)= 원래 기업 등 수직적 조직에서 경영자(leadership)에 대해 구성원이 따르는 방식에서 출발.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의미가 확대돼 법질서와 합의, 권위에 대한 존중 등을 포괄한다. 로버트 켈리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전제군주 체제에서 민주화체제로 넘어오면서 80%의 팔로어가 자기조직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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