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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대학, 대교협 워크숍서 올 입시에 활용 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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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대학, 대교협 워크숍서 올 입시에 활용 방안 발표

입력
2009.03.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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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학사정관제로 미래형 인재 발굴"

2010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50여개 대학이 시행할 입학사정관제 전형 및 입학사정관 활용 전형 밑그림이 그려졌다.

각 대학들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26일 제주에서 열린 입학사정관 워크숍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 전형 운영 계획을 내놓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포스텍) 서강대 인하대 등 12개 대학이 이날 입학사정관 전형을 위한 운영 방안을 발표했으며, 27일에는 서울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9곳이 방안을 내놓는다.

대교협은 입학사정관 워크숍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내달 중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위한 공통 선발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날 각 대학이 내놓은 입학사정관제 운영 계획을 정리해본다.

● KAIST

이른바 '미래형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대입전형제도를 확 바꿨다. 전체 신입생 정원의 15~20%인 150명을 일반고에서 교장 추천과 면접만으로 뽑는다. 전국 일반고 교장으로부터 추천 받은 1,500여명을 대상으로 입학사정관이 전형한다.

직접 고교를 방문해 교장과 교사, 해당 학생을 일일이 만나 300명을 추린 뒤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노명순 입학사정관은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있는 일반고 출신들을 뽑아 미래 인재로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 포스텍

전임 6명, 비전임 12명 등 총 18명의 입학사정관이 투입된다.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수학ㆍ과학 구술면접, 창의적 사고, 잠재력 능력 평가로 선발한다. 입학사정관이 수행할 전문적 업무도 구체화 했다.

우선 지원자의 서류평가표를 작성하고, 봉사활동이나 리더십 등 비교과 영역을 평가한다. 1단계 전형에서는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추천하고 면접 구술고사도 맡는다. 2단계 전형에서는 합격자와 불합격자 추천은 물론, 후보 순위를 매긴다.

● 서강대

외국어 우수인재를 선발하는 '알바트로스' 전형에 입학사정관이 참여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의 목표는 학교 교육이념에 부합하는 '서강형' 인재 선발이다. 서강대 측은 인재 선발에 활용하기 위해 서강인재지수, 교육디자인역량지수 등 관련 지수도 개발하기로 했다.

● 동국대

입학사정관들이 자기추천 전형과 리더십 전형에 간여한다. 수험생 능력과 잠재력을 주로 평가하되, 이런 부분들이 잘 드러나는 포트폴리오를 중점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동국대 관계자는 "수험생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열정과 이를 자료화 했는지 여부를 사정에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홍익대

100명을 뽑는 미술대 자율전공에서 미술 전문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해서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자율전공은 미술적 재능을 지닌 창의적인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기시험을 보지 않는다. 입학사정관과 미대 전임 교수들이 맡게 될 심층면접에서는 학생의 소질과 잠재력, 창의성 등을 중점적으로 볼 예정이다.

● 부산대

효원인재전형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활용한다. 잠재력과 창의력이 우수하고, 모집단위 관련 분야에 재능과 열정을 보이는 학생을 입학사정관이 직접 평가해 선발한다.

성적이 다소 떨어져 1단계 합격선에 미달하더라도 창의성과 재능 등이 인정되면 2단계 전형 자격을 부여하는 '와일드 카드제'를 적용한다. 사정은 다단계 평가시스템을 운영한다.

이밖에 인하대는 대안학교(인가 및 비인가 포함) 전형과 기회균형선발제(정원 외)에 입학사정관을 활용하며, 한동대는 대안학교 전형에 입학사정관제를 적용한다.

■ 입학사정관이 보는 '우수 인재의 조건'은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벌이거나 특정 분야의 소질을 갖추고 있다면 합격 가능성이 높다.", "창의력과 논리력이 뛰어나면 유리하다."

입학사정관들이 뽑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공통된 유형들이다. 지난해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한 일부 대학들이 2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제주에서 열린 입학사정관 워크숍에서 이런 내용의 우수인재 발굴 사례를 발표했다.

입학사정관들이 전형 요소에 부여하는 점수는 학교에 따라 달랐지만, 남다른 창의성과 재능,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학생들이 월등히 높은 합격율을 보였다는 게 공통 분모다.

한동대 대안학교 전형에 합격한 김모(19)군이 대표적인 경우다. 김군은 내신은 중위권이었다. 수학 2~3등급, 영어 4~5등급, 국어 4~5등급 등이었으나, 이 학교 한 입학사정관은 김군이 청각장애를 앓고 있음을 전형 과정에서 확인했다.

김군이 입학사정관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은 이유는 '장애인을 돕는 장애인'이라는 사실이었다. 김군은 방학 중에 보청기 제조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난청 아동캠프 보조요원, 난청인 클라리넷 앙상블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장애를 뛰어넘는 적극적인 자세가 단연 돋보였다.

1단계 서류 평가에서 다른 지원자에 비해 떨어진 교과 성적을 전공 및 진로탐구 등 적극적인 교과 외 활동과 솔직한 지원동기 등으로 만회했다. 2단계 영어, 수학, 인성 심층면접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둬 결국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부산대 효원인재전형을 통해 전자전기공학부에 합격한 이모(19)군은 과학적 창의성과 재능이 입학사정관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이군은 내신 성적을 주로 보는 1단계에서는 합격선에 미치지 못했으나, 초ㆍ중학교때 받았던 과학관련 상장 50여개가 인정돼 2단계 전형에 나설 수 있는 '와일드카드' 대상자로 결정됐다. 2단계 심층면접에서는 과학 분야의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당당히 합격했다.

이군을 선발한 부산대 입학사정관 박모 교수는 "고교 성적만 따졌다면 이군은 100% 탈락했을 것"이라며 "초등학교때부터 과학 분야에 흥미를 갖고 탐구대회 등 창의력을 시험할 수 있는 여러 대회에 출전해 입상했던 부분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귀띔했다.

가톨릭대 김수연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특정 분야에서 남다른 재능을 확인받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춰 놓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성적에 얽매이기 보다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확실한 영역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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