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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서장훈 "MVP 꽃보다 6강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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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서장훈 "MVP 꽃보다 6강 PO"

입력
2009.03.2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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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프로농구 2008~09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주희정(32ㆍ안양 KT&G)은 끝내 우울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결국 6강 플레이오프 문턱에서 주저앉아 이대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 MVP 투표에서는 4위에 그쳤지만 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이가 있었다. 팀을 5년 만에 6강 플레이오프로 견인한 '국보급 센터' 서장훈(35ㆍ인천 전자랜드)이다.

그만큼 팀의 간판 선수들에게 '봄의 잔치'라 일컬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는 자존심과도 직결된 문제다. 이미 정규리그 MVP를 2회 수상한 서장훈에게 개인적인 영광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소속팀 전자랜드에 5시즌 만에 6강행 티켓을 선사한 것 자체가 서장훈의 절대적인 존재감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서장훈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짧은 휴식을 취하고 곧바로 인천 숙소로 돌아왔다. 팀의 숙원이었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축배는 잠시 미뤄두고 '숙적' 전주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를 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99~2000시즌 이후 단 한 시즌도 플레이오프를 거른 적이 없는 서장훈. 그에게 이제 플레이오프는 너무나도 당연한 하나의 과정이나 다름없다.

전자랜드는 서장훈 영입이 없었다면 올시즌에도 6강 진입이 불가능했다는 것이 냉정한 분석이다. 모래알처럼 흩어진 선수단 사이에서 외국인선수 리카르도 포웰은 독단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망치기 일쑤였다. 결국 팀은 하위권을 전전했고, 올시즌 역시 전자랜드는 플레이오프 무대의 이방인이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서장훈 합류 이후 팀은 180도 변했다. 서장훈을 중심으로 포웰은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주기 시작했고, 센터 도널드 리틀의 골밑 부담도 줄었다. 상대 수비가 분산되면서 황성인 김성철 정영삼 등으로 득점 루트는 다양해졌다. 그리고 올스타 휴식기 직후 전자랜드는 거짓말 같은 8연승을 일궈내면서 '서장훈 효과'의 정점을 달렸다.

서장훈은 24일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가 KCC에 앞선다고 볼 수 없고 4강에서도 동부가 기다리고 있어 매우 힘겨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장훈은 "전자랜드의 우승을 위해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당찬 각오를 다졌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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