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조 때의 권신 한명회(1415-1487)가 세운 정자인 '압구정(狎鷗亭)'. 당시 중국 사신 등이 방문하면 연회가 자주 열릴 정도로 풍광이 수려했던 압구정은 구한말의 소유자였던 개화파 정치인 박영효(1861-1939)가 갑신정변(1884)의 주모자로 몰리면서 정자도 함께 파괴됐었다.
현재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72동과 74동 사이에 지석(址石)만 남아 있는 압구정 정자가 600여 년 전의 원형 그대로 복원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는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謙齋ㆍ1676~1759) 정선(鄭敾)의 화첩 가운데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 등에 나타난 압구정 그림 2점을 바탕으로 압구정 정자를 복원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구는 최근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한옥전문가인 신영훈 한옥문화원장 등 전문가 5인이 참여하는 압구정 복원 자문위원회도 구성했다.
구는 이 같은 압구정 원형을 복원하는 '압구정 프로젝트'를 마련,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공공성 재편사업'에 포함해 줄 것을 건의할 방침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겸재의 작품들은 모두 압구정의 구체적인 건축형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복원 시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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