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월 초 발사를 예고한 '인공위성'을 자위대가 요격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일본 정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파문의 발단은 23일 한 정부 관계자가 일본의 요격에 대해 "총을 탕 쐈을 때 이쪽에서도 총으로 탕하고 쏴서 맞출 수 있을까. 맞추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해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이다.
방위성이 요격 준비를 서두르는 중에 정부 내에서 미사일방어(MD) 체제의 실효성을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지스함 배치 SM3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서도 "성공한 것은 '지금부터 쏩니다' 하고 알려주었기 때문"이라며 "갑자기 쏴서 날아오면 좀처럼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방위성 장관은 24일 "방위성, 자위대가 만반의 준비를 해왔으므로 맞춰 떨어뜨리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론을 폈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 역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런 우려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자민당에서도 "(맞출 수 없다는) 발언이 보도되는 것 자체가 지극히 마이너스다" "긴장감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해명이나 발언 취소 등을 요구해야 한다"는 의원까지 나왔다.
하지만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외무성 장관은 "맞추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경험한 적이 없어 어떤 형태로 어떻게 날아올까 알 수 없다"며 MD 체제를 100% 신뢰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표명했다.
일본의 MD 체제는 해상에서 SM3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고 실패할 경우 지상의 PAC3로 대처하는 2단계 방식이다. SM3 요격 시험은 지금까지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두 차례 실시해 한 차례 성공했으며 PAC3 요격은 지난해 9월 처음 실시해 모의 표적을 맞췄다.
한편 방위성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 대비해 PAC3를 로켓이 지나가는 북부 아키타(秋田), 이와테(岩手)현에 배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나가와(神奈川)현의 미 해군 요코스카(橫須賀)기지에 배치된 이지스함 스테덤호(8,800톤급)도 23일 북서부 아오모리(靑森)항으로 입항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