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수술치료 후 일상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새 치료법을 국내 의료진이 개발했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중뇌의 흑질세포가 점점 파괴되면서 행동이 느려지고 몸이 떨리거나 뻣뻣해지는 질환이다.
파킨슨병 치료에는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약물치료와 뇌심부 자극술이 주로 쓰인다. 뇌심부 자극술은 하시상핵 등 뇌 기저부 이상 부분에 전기자극을 줘 이상 신경회로를 조절함으로써 병을 호전시키는 방법이다.
1987년에 세계 최초로 시행된 이래 수 만명이 시술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2005년 의료보험이 인정됐다. 그러나 이 같은 뇌심부 자극술은 전기자극 위치가 정확하지 않아 어떤 이는 증상이 크게 호전되는 반면, 어떤 이는 변화가 거의 없어 전기자극 조절을 6개월이나 해야 했다.
서울대병원 파킨슨센터 전범석ㆍ백선하 교수팀은 파킨슨병 환자 38명을 대상으로 뇌심부 자극술을 시행한 뒤 새로 개발한 기법으로 6개월 간 하는 전기자극 조절기간을 1개월로 단축하는 개가를 거뒀다.
전 교수팀이 개발한 기법은 수술 후 1개월 후에 촬영한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과 수술 전 시행한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을 합성해 얻은 영상을 통해 전기자극이 필요한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치료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6개월 간에 걸쳐 뇌심부 자극기를 조절하는 기존 치료법을 5개월이나 단축했다.
백 교수는 "이 방법으로 뇌심부 자극술 후 6개월 째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뇌심부 자극기만 켰을 때와 수술 전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있을 때를 비교한 결과, 몸 떨림과 뻣뻣해지는 증상이 50% 이상 호전되고 일상생활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현저히 개선됐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약 복용량은 수술 전 793㎎에서 수술 후 6개월째 245㎎으로 줄었다. 그는 "뇌심부 자극술 후 새로운 방법으로 전기자극을 시행하면 자극 조절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환자의 육체적ㆍ정신적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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