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슬금슬금 좋아지는 기미가 보인다. '이제 투자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개별 종목에 투자하자니 부담스럽고, 펀드에 가입하자니 미덥지 않다.
최근 투자 고민의 대안으로 떠오른 게 바로 '상장지수펀드'(ETFㆍExchange Traded Fund)다. 1주만 사도 전체시장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 주식처럼 직접 매매할 수 있기에 가능한 뛰어난 환금성, 적은 수수료 부담 등의 매력이 새삼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ETF는 목표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종목들로 구성됐으며, 이를 거래소에 상장해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펀드. 장기투자에 대한 관심, 주식시장에 대한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엔 우리나라 및 해외주식시장 지수, 업종지수, 삼성그룹 등 5대 그룹지수 등 총 40개의 ETF가 상장돼 있다.
무엇보다 ETF는 일반 펀드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다. 판매회사가 따로 정해진 일반 펀드와 달리 ETF는 증권사를 통해 계좌를 열고 직접 주식처럼 거래를 하기 때문에 위탁매매수수료 등 운용보수가 적게 든다. 실제 인덱스펀드의 운용보수가 수익률의 1.5%인 반면 ETF는 0.5%안팎에 불과하다.
특정지수를 따른다는 점에서 인덱스펀드와 유사하지만 ETF는 세금감면 효과가 크고,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 오히려 수익률이 좋다. 실제 한국펀드평가 제로인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대표종목을 모아놓은 '코스피200'지수 추종 인덱스펀드(순자산 100억원 이상)의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은 -30.38%인 반면 동일한 조건의 ETF의 경우 삼성투신운용의 '삼성KODEX200'와 우리CS자산 'KOSEF200ETF'는 각각 -26.15%, -26.20%였다.
투자 위험도 일반 펀드에 비해 낮다. 주식처럼 가입이나 환매 시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어 시차 발생으로 인한 투자 위험이 그만큼 줄었다. 개별 종목의 주가 변동으로부터 영향도 적어 안정성도 확보했다. 또한 수많은 펀드 속에 운용성과가 좋은 펀드를 골라내야 하는 수고로움도 덜어준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ETF에 가입하는 것은 금물.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운용회사, 거래량, 규모는 잘 따져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몇 가지 주의사항을 살펴보자.
우선 판매수수료가 들기 때문에 단기매매보다 장기투자를 노려야 한다. 평균거래량도 따져봐야 한다. 원하는 시점에 현금화가 가능한지 여부를 볼 수 있는 척도이기 때문. 거래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아울러 초보투자자는 금융 등 업종별 지수보다 코스피200과 같은 시장지수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사봉하 삼성투신운용 ETF운용팀장은 "기본적으로 시장 수익률 이상을 끌어내고자 하는 투자자의 경우 자산의 60%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해 최소한의 목표는 충족시키고, 나머지 40%는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액티브펀드(주식형펀드)에 투자해 수익성을 추구할 것"을 추천했다. 물론 "인덱스펀드 중에선 판매보수가 덜 들고 직접 관리가 가능한 ETF가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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