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결승전은 세기의 경기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다섯번째 맞대결. 2승2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최종전은 WBC 결승으로 치러지게 됐다. 한ㆍ일 양국의 라이벌전을 넘어 전세계 야구 지존을 가리는 '세기의 대결'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하라 다쓰노리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은 2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미국을 꺾은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결승전은 세기의 경기"라며 "100년 만에 한 번 있을 만한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이미 일본을 넘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WBC 아시아예선 1위까지 차지했던 라이벌 한국 야구를 반드시 꺾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라 감독은 한국과 다섯번이나 맞붙게 된 대회 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일단 WBC의 규정이기에 따라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일본에서 한국과 처음 맞붙어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을 때 '앞으로 한국과 많이 격돌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결승까지 5차례나 대결하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대회 규정의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하라 감독은 이어 "세계 최고 수준에 한국과 일본이 함께 올라왔다. 한국대표팀을 무척 존경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 결승전은 '세기적인 경기'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에 연거푸 패하면서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받았다.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힘없이 역전패를 당하며 메달권 밖으로 밀려나야 했던 '호시노의 굴욕'이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하라 감독으로서는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또 다시 패할 경우 지도자로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하라 감독의 입에서 나온 '세기의 대결'이라는 표현은 결승전을 앞두고 더욱 비장한 분위기를 감돌게 하고 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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