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소호 베네수엘라 감독이 한국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강속구를 뿌리는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를 아껴두고 카를로스 실바(시애틀)를 선발로 투입했다. 이미 결승 진출을 낙관한 포석이었다.
이 점이 우리로서는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요인이었다. 지난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최악의 한해(4승15패 평균자책점 6.46)를 보낸 실바는 한국 선수들이 4, 5점 정도는 충분히 낼 수 있는 구위였다. 여기에 베네수엘라는 1회초에 간판급 선수들이 실책을 남발하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반면 김인식 감독의 믿음의 야구와 절묘한 용병술은 또 한번 빛을 발했다. 1,2라운드 내내 부진했던 추신수(클리블랜드)는 대회 첫 선발 우익수로 출전해 첫 타석에서 쐐기 3점포를 때렸다.
4회 고영민(두산)을 조기 투입해서 수비를 강화한 것과 6회 1사 후 안타를 치고 나간 김현수(두산) 대신 이종욱(두산)을 대주자로 기용한 장면도 기막히게 들어맞았다.
한국은 윤석민(KIA)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며 계투진을 아낀 게 큰 수확이었다. 하루 쉬고 결승을 치르는 만큼 상대가 미국이든 일본이든 훨씬 유리한 입장이다.
일본과는 많은 경기를 치르며 경험과 자신감을 쌓았고, 미국도 일본전 선발인 로이 오스왈트(휴스턴)에 비해 나머지 투수들의 무게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남은 결승전을 더 기대하게 만든 김 감독의 마술 같은 용병술이었다.
Xport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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