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호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가 '장자연 문건' 복사본 개수에 대해 경찰을 속인 정황이 드러나 유씨가 장씨 문건을 활용할 목적으로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경기 분당경찰서 오지용 형사과장은 20일 "KBS 관계자가 유 대표 사무실 건물에서 (문건이 든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봉투를 들고 내려오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면서 "원본 7장에 복사본 1부 등 모두 14장만 가지고 있다 유족과 함께 모두 불태웠다는 유씨의 진술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BS가 확보한 복사본 2부가 유씨 사무실 앞 쓰레기봉투에서 입수한 것으로 확인돼, 결국 유씨가 장씨 문건 복사본을 더 만들어 폐기하는 과정에서 장씨 문건이 유출됐다는 것이다. 경찰은 "유씨도 문건 유출 과정에 과실이 있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함께 장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난달 28일 당일 발신 통화를 2건 했고 문자메시지를 지인에게 1건 보냈다고 밝혔다. 유씨는 그동안 "28일 장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해왔으나, 경찰은 "장씨가 당일 유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유씨 진술 자체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유씨를 출국금지 조치하는 한편, 미확보 문건 3장 등 복사본의 소재 파악에도 나섰다.
일각에서는 장씨 문건이 사회 유력인사가 대거 열거돼 파괴력이 큰 만큼 유 대표가 모종의 협상용 무기로 장씨 문건을 활용하기 위해 다수 복사해 두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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