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이던 서양화가 김점선씨가 22일 오전 11시 19분 서울 대림성모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63세.
1946년 개성 출생으로 이화여대 시청각교육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씨는 강렬한 색상과 단순한 선을 바탕으로 동물, 나무, 꽃, 집 등을 소재로 한 순수하고 동화적인 작품들로 대중에게 이름을 뚜렷이 새긴 화가였다. 특히 남들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과 생각으로 '괴짜 화가'라는 별명이 늘 따라다녔다.
72년 제1회 앙데팡당전에서 파리비엔날레 출품 후보에 뽑혀 화단의 주목을 받은 김씨는 87, 88년에는 한국예술평론가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로 선정됐다. 2001년 오십견으로 붓을 놓은 뒤에는 컴퓨터로 그림을 그렸고, 2007년 난소암 발병 이후에도 창작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김씨는 화가로서 뿐 아니라 문학, 방송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활동했다. 수필집 <나 김점선> <10㎝ 예술> 등 10여권의 저서를 냈고, 박완서 최인호씨 등 작가들의 책에 그림을 그렸다. KBS1 TV 교양프로그램 '문화지대'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코너도 진행했다. 나>
암 투병 중이던 김씨는 이 달 초 죽음을 예감한 듯 인생과 예술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토로한 자서전 <점선뎐> 을 내기도 했다. 이 책 말미에 그는 "장엄하게 죽기 위해서 이런 제목의 글을 쓴다"고 밝혔다. 점선뎐>
유족은 아들 김상욱(30)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 서울병원, 발인 24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 파주시 탄현기독교공원묘지. (02)3410-6919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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